中 매출 감소에 경쟁사 경쟁까지 부담 커져
[더팩트|이진하 기자] 연일 실적 상승곡선을 그려 온 LG생활건강이 코로나19에 발목이 잡히는 분위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중국발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올해 1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LG생활건강은 앞서 지난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때에도 당시 최대 실적을 달성하고, 2017년부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무역보복 여파 속에서도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데다 국내에서도 가장 큰 유통 채널인 면세점과 백화점 등이 확진자 방문으로 임시 휴업에 돌입하는 등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확산이 지속하면서 증권가에서도 일제히 LG생활건강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며 올해 1분기 실적 전망과 관련해 회의적인 분석을 내놨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의 지난 4분기는 면세에서 점유율 하락이 불편한 요소지만 중국에서 브랜드 '후'의 폭발적인 수요를 확인한 바 있다"며 "그러나 이번 외부 변수인 코로나19로 인해 현지 소비 위축, 따이공 활동 위축 등으로 2월부터 실질적인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아직은 코로나19 감염증에 의한 확진자, 사망자가 확대가 지속하고 있다. 외부 변수인 현지 소비 위축, 따이공(보따리상) 활동 위축 등이 1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시장이 글로벌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실적 부진을 점치는 관측에 설득력을 더한다. LG생활건강의 전체 매출에서 글로벌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4%다. 이 가운데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13%다. 아울러 면세점 매출은 전체 매출에서 무려 40%를 차지한다.
지난해 거둔 실적에서도 중국 시장의 영향력은 뚜렷하게 드러났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4분기 중국 시장에서 광군제 수요 등에 힘입어 분기 기준 최대인 28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업체 간 치열해지는 경쟁 구도 역시 부담이다. 중국 시장에서 경쟁 중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최근 초고가 프리미엄 화장품 '시예누'를 론칭, 중국시장 공략에 나섰다. 특히, 시예누는 LG생활건강의 '후'와 직접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시예누의 최고가 제품의 가격은 101만 원( '타임브레이스 럭셔리 3종 리미티드 세트)으로 LG생활건강의 '후'(최고가 제품 판매 가격 110만 원)와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매출은 면세점이 힘든 상황이라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 역시 중국 내 소비가 전체적으로 위축된 상황이라 매출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나 아직 분기 실적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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