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시장 활황…대형 물류센터, 투자처로 '주목'
[더팩트|윤정원 기자] 경기 둔화 및 온라인 시장의 강세로 인해 오프라인 매장이 침체하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 내 판도 변화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에는 신세계에 이어 롯데까지 점포 축소를 공언하면서 인근 상업용 부동산에 가해질 타격에 관심이 모인다.
'유통 공룡'으로 일컬어지는 롯데쇼핑은 지난 13일 향후 3∼5년간 전체 매장의 약 30%인 매장 200곳을 폐점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현재 롯데쇼핑 소속 점포는 △백화점 및 아울렛 51개 △마트 124개 △슈퍼 412개 △'롭스' 131개 등 총 718개다. 예상 폐점 규모는 △백화점 및 아울렛 5개 이상 △마트 50개 이상 △슈퍼 70개 이상 △'롭스' 20개 이상 등이다.
앞서 신세계는 지난해 12월 일본 잡화점 '돈키호텔'을 본 따 야심차게 내놓았던 '삐에로쑈핑' 7개 모든 점포의 문을 순차적으로 닫는다고 공표했다. 신세계는 드럭스토어 '부츠', 전자제품 전문점 '일렉트로마트' 등 돈이 되지 않는 전문점 사업 점포도 꾸준히 정리하고 있다.
연이은 유통기업의 폐점 소식에 따라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술렁이는 분위기다. 롯데의 경우 아직 폐점 매장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폐점 수순을 밟는 매장들이 구체화되면 인근 상권이 무너질 수밖에 없는 탓이다. 점포들이 빠져나가면 소비 위축 분위기로 인해 인근 상업용 부동산이 타격을 받을 확률이 높다.
도시와 경제 송승현 대표는 "롯데 등 유통점포의 폐점은 고용자수와 유동인구 감소로 이어진다. 이는 지역 내 상권 소비력 저하로 연결돼 점포들의 영업환경과 구조적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본다"며 "소비력 감소는 건물과 상가 등 상업용 부동산의 가치 하락을 야기해 상업용 부동산의 수익률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이번 롯데의 방침은 유동인구 감소로 이어지며 상권을 위축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상권은 기본적으로 개별성이 강해 지역마다 양상이 다소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원갑 전문위원은 "롯데가 빠져나간 자리에 다른 점포가 들어올 수는 있으나 (용도변경 등의 이유로) 일정기간 공실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최근 유통업계의 폐점이 부동산에 미치는 영향도 있지만, 실상 소비양상 행태 변화에 따른 상업용 부동산 시장 변화는 몇 년 전부터 진행돼 왔다. 최근 3~5년간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부동산투자처로 '대규모 물류센터'를 지목해온 것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아마존 등의 온라인 주문량과 배송량이 계속해 늘면서 대규모 물류센터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한국의 온라인 주문과 택배 시스템이 '경이롭다'며 이를 따라잡는 데 분주한 상황. 아마존의 경우 지난해 6월 북미에서 프라임 가입자를 상대로 무료 1일 배송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했다. 오프라인 소매점과의 경쟁에서 온라인 쇼핑의 최대 약점인 더딘 배송 시간을 극복하기 위한 조치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이은형 선임연구원은 "종전에는 하나의 큰 물류센터의 경우 외관상 보기 좋지 않다는 이유로 인가가 안 나기도 했다. 하지만 오프라인 시장보다 온라인 시장이 활황을 띠면서 몇 년 전부터는 물류센터의 대형화가 트렌드로 자리잡았다"며 "해외 온라인 시장도 몸집을 키움에 따라 해외 대형 물류센터 투자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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