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화장품 제도 도입 '초읽기'…업체들 대응 분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 CES 2020에서 3D프린팅 맞춤 마스크팩을 공개한 바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제공

매장에 조제관리사 배치…자격증 응시도 폭주

[더팩트|이진하 기자] 올해 3월 본격 맞춤형 화장품 제도 시행을 앞두고 화장품 업체들이 변화를 꾀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다음 달 14일부터 맞춤형 화장품 제도를 본격 도입한다. 맞춤형 화장품은 개인의 피부 상태와 선호도에 따라 화장품 매장에서 다른 화장품의 내용물이나 식약처장이 정하는 원료를 추가 또는 혼합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화장품 제조사들은 개별 고객을 대상으로 피부 진달 결과에 따라 직접 원료를 선택하고 향 등을 혼합해 소량 생산할 수 있다. 업계는 시장 규모를 약 50억 원 수준의 추정하고, K뷰티 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의 경우 직원들의 관련 자격증 취득 지원이나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달라질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의 일환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맞춤형 화장품 조제관리사는 맞춤형 화장품을 판매 제공하는 전문 직종으로 제도가 본격 시행되면 식약처 고시에 따라 맞춤형 화장품 판매업자는 판매장마다 혼합·소분 등을 담당하는 국가자격시험을 통화간 '조제관리사'를 배치해야 한다. 오는 22일로 예정된 '제1회 맞춤형 화장품 조제관리사 자격시험'에 1만6000명에 달하는 인원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네즈는 맞춤형 화장품 서비스인 마이 딜리셔스 테라피 7을 선보였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제공

앞서 정부는 지난 2016년부터 4년간 58개 업체를 선정해 시범사업을 진행해왔다. 58개 업체 가운데 시범사업자로 선정된 곳은 국내 기업인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 미국의 랑콤·프로븐·크리니크와 일본의 시세이도, 프랑스의 코다지 등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와 더불어 관련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 2016년부터 맞춤형 화장품은 선보였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라네즈는 '립 슬리핑 마스크'를 직접 만드는 '마이 딜리셔스 테리피' 서비스를 시작했다. 해당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은 직접 고른 향으로 제품을 만들고 패키지까지 디자인해 나만의 립, 슬리핑 마스크 등을 만들 수 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ICT 기술을 접목한 화장품도 선보인다. 아이오페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 'CES 2020'에서 공개한 개인의 얼굴 크기와 피부 특성에 맞게 제작 가능한 '3차원(3D) 프린팅 맞춤 마스크팩'을 오는 4월부터 판매한다.

스타트업 투자도 눈에 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이 투자한 스타트업 화장품 기업 '톤28'은 피부 측정가가 소비자를 방문해 1:1로 피부의 수분, 유분, 탄력, 색소침착 정도를 측정해 64개로 나눈 피부 유형에 따라 맞춤형 화장품을 제조해 한 달에 한 번씩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현재 누적 고객 수가 1만여 명에 달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2017년 9월부터 맞춤형 화장품인 CNP Rx 라인을 차례로 출시하고 있다. 사진은 고객의 피부 타입을 측정하는 모습. /LG생활건강 제공

LG생활건강은 맞춤형 화장품 담당 인력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며 조제관리사 자격증 취득을 위한 교육도 지원하고 있다. 대표 제품은 'CNP Rx' 라인으로 Rx-ray(피부 상태 측정 기기)진단과 제품 컨설팅 등의 과정을 거쳐 베잇 앰플에 맞춘 이펙터샷을 혼합한 맞춤형 화장품을 제조한다. LG생활건강은 지난 2017년 9월부터 롯데백화점 잠실점, 갤러리아 센터시티점, 현대백화점 천호점에서 'CNP Rx' 라인을 판매하고 있다.

H&B스토어인 CJ올리브영은 자체 애플리케이션 '올영EZ'(이지)를 활용한 피부 문진 서비스 등 디지털 솔루션 기반 맞춤형 카운슬링 시스템을 도입했다. 매장 직원이 고객들의 피부 상태를 확인하고, 명확한 고민 상담을 통해 적합한 상품을 안내하는 방식이다.

이경구 대한화장품산업 연구원은 "맞춤형 화장품의 국내와 해외의 제도 차이 중 가장 큰 것은 '사람'"이라며 "전문가가 개입되면서 일자리 창출 등 긍정적 요인이 있으며 단기적으로 제품을 많이 판매하기 되는 유통 구조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개개인에 맞는 화장품을 제조하다 보면 기존 제품보다 고가 라인으로 형성될 확률이 높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화장품 기업 측면에서 이윤을 고려했을 때는 아직 지켜봐야 할 단계"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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