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커피점 일회용컵 재등장…기준없는 정부 지침에 혼란 가중

최근 환경부는 지자체별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 예방을 위해 매장 내 사용금지였던 일회용품을 사용하도록 허용했다. /서초구=이진하 기자

소규모 업체, 지차체 별 확인 어려워 일회용품 사용에 혼선

[더팩트|이진하 기자] 국내 유통업계에 불었던 '친환경' 바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라나) 여파로 수그러드는 모양새다. 최근 환경부는 지자체별로 신종 코로나 전염 예방을 위해 매장 내 사용금지였던 일회용품을 사용하도록 허용했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지난 1일부터 국제공항과 항만, KTX·기차역(공항·항만과 연계된 지하철 포함)에 위치한 식품접객업소에 대해 일회용품을 한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각 지방자치단체에 발송했다.

현재 서울역과 용산역, 강남구 일대 등 사람이 많이 몰리는 지역에 위치한 일부 커피전문점에서는 희망 고객에 한해 일회용 컵을 제공하고 있다. 호흡기로 전염되는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다.

스타벅스는 대형 커피프랜차이즈 가운데 가장 먼저 친환경 빨대를 사용하는 등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을 자제해왔다. 그러나 최근 환경부 지침이 내려옴에 따라 지자체별 확인이 되는 대로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을 일부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환경부에서 지자체별 공문을 보낸 것이 확인되는 데로 정부 지침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계획"이라며 "현재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사람이 많이 몰리는 일부 매장의 영업시간도 한 시간씩 단축해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가장 많은 매장을 둔 이디야도 정부의 방침에 적극 동참하겠다며 지자체별 기준을 확인하고, 내부 정책 변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디야 관계자는 "매장 내 일회용품이 허가된 곳은 되도록 플라스틱컵보다 종이컵을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 확산 여파로 베이커리 업계에서도 한동안 사라졌던 비닐 포장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강남역에 있는 베이커리 매장 내부 /강남구=이진하 기자

베이커리 업계에서도 한동안 사라졌던 비닐 포장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파리바게뜨와 파리크라상 등 운영하는 SPC그룹은 매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제과 제품에 비닐 포장을 시작했다. 여러 사람이 방문해 진열 상품에 손을 댈 수 있는 만큼 감염 위험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게 업체들의 설명이다.

이외에도 SPC그룹이 운영하는 던킨이나 배스킨라빈스는 일부 공항이나 기차역 내 매장에서는 매장 내 일회용품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대형 프랜차이즈가 아닌 소규모 커피점을 운영하는 업자들은 정부의 대중없는 지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지자체에 권한을 주다 보니 지역에 따라 기준이 들쭉날쭉해 혼란을 키운다는 지적도 적지않다. 서초구청의 경우 지난 7일부터 한시적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전면 허용하기로 했다. 대상은 커피전문점과 음식점, 제과점 등 8699개 식품 접객업소다. 서초구 측은 "신종 코로나 경계 단계가 해제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관내 모든 식품 접객업소에 대해 일회용품 사용 금지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중구에 있는 한 커피숍 점주는 "손님들은 신종 코로나 때문에 불안하다며 일회용 컵을 달라고 하는 손님들이 늘었다"며 "하지만 공문 자체가 없어 매장 내 머그잔을 계속 사용하고 있다. 일회용 컵을 사용하다 적발되면 벌금 나올 것도 두렵다"고 말했다.

jh31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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