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물류기업 DSC 인수·통합으로 법인 설립 "글로벌 시장에 걸맞은 플레이어 될 것"
[더팩트|이민주 기자] CJ대한통운이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미국 현지 물류 기업 DSC과 통합법인을 세워 전 세계를 아우르는 네트워크 망을 확보하는 데 성공하면서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추진하는 글로벌화 전략에도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CJ대한통운은 지난 2018년 인수한 미국 현지 물류 기업 DSC와 현지 법인(CJ Logistics USA)을 합병했다고 4일 밝혔다.
회사명은 CJ 로지스틱스 아메리카(Logistics America)로 본사 소재지는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인근의 데스플레인스다. CJ 로지스틱스 캐나다 등 일부 법인도 이번에 출범한 통합법인의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다.
기존 양 법인이 보유하던 인력과 물류 인프라도 합쳐진다. 이에 따라 CJ대한통운은 DSC가 보유하고 있던 북미 전역에 걸친 광범위한 물류 네트워크를 확보하게 됐다.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 걸친 물류창고 규모만 280만㎡로 사업장은 70여 개다. 전체 임직원도 4200명으로 늘어난다.
특히, 이번 합병은 단순한 법인을 통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CJ대한통운 측은 합병 배경과 관련해 "기존 한국기업 중심의 영업방식을 탈피해 다국적기업 대상의 글로벌 영업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CJ대한통운은 그간 현지 법인 형태로 미국에 진출해 그곳에 있는 한국기업을 중심으로 영업을 펼쳐왔다. 그러나 현지 영업망을 갖춘 DSC를 인수 통합하면서 미국 현지기업의 물류를 대행하는 등의 주류 물류 시장으로의 진출이 가능해졌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DSC는 1960년 설립된 물류 기업으로 북미시장에서 폭 넓은 영업망과 인적 네트워크를 갖췄다. 여기에 CJ대한통운의 첨단물류 역량을 결합해 시너지를 내려 한다"며 "특히 사업 영역도 기존 식품·소비재 중심에서 콜드체인, 전기전자 등 고부가가치 산업군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 합병을 기점으로 'CJ' 브랜드의 글로벌화를 거듭 강조해 온 이 회장의 경영 전략에도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CJ대한통운에 따르면 이 회장은 "아시아는 물론 글로벌 물류사업의 진화를 주도해 나가야 한다"라며 글로벌 영역 확대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실제 이 회장이 그룹 비전으로 '월드베스트 CJ'를 제시한 이후 CJ대한통운의 체질개선은 더욱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지난 2013년부터 적극적인 M&A와 합작을 통해 세계 무대에 진출한 CJ대한통운은 현재 중국, 동남아시아, 인도, 중동, 중앙아시아 등 범아시아 지역을 망라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 2018년에는 미국 지역으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첫 단계로 DSC를 인수한 바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통합법인 출범을 계기로 미국을 중심으로 제공됐던 서비스가 북미 전역으로 확장된다. 한국-북미 운송은 물론 인접국가를 오가는 복합운송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며 "멕시코를 포함한 남미 지역은 물론 자사가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 세계로 물류망을 확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CJ 로지스틱스 아메리카 관계자도 "통합법인 출범을 통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현재 미국내 사업장에서 CJ대한통운이 보유한 최첨단 물류기술인 TES(Technology, Engineering, Systems & Solutions) 상용화를 위한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물류 사업의 경우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새로 진출하기는 어려움이 있다. 해당 나라의 문화적 특성, 영업망, 구성원이 가지는 특성, 네트워크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런 작업은 오랜시간이 필요하다"며 "CJ대한통운이 영업망을 갖춘 기업을 인수, 통합한 것은 미국 진출을 본격화하기 위해 최적화한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이번 법인 통합은 단순히 미국 현지 기업의 물류를 넘겨받는다는 개념을 넘어 대한통운이 가진 전세계 네트워크 망을 북미로까지 확장한다는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법인통합으로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확보했다고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