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화웨이·샤오미 등 생산 일정 차질…탈(脫)중국 나선 국내 기업 영향 '미미'
[더팩트│최수진 기자] 전 세계를 공포에 빠트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 여파가 항공·유통 업계 등에 이어 스마트폰 업계까지 이어지는 분위기다. 중국의 경우 미국에 이어 글로벌 핵심 시장으로 꼽히는 데다 다수 글로벌 업체가 현지에 대규모 생산 기지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신종 코로나 영향으로 시장 전망치에 못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신종 코로나 영향…올해 스마트폰 3000만 대 '증발'
3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위협함에 따라 올해 총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을 기존 대비 2%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SA는 올해 5G 이동통신 확산, 하드웨어 혁신 등으로 약 15억 대의 스마트폰이 출하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이 전망을 약 3000만 대 낮춰 14만7000만 대 수준으로 변경했다.
신종 코로나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SA는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의 70%는 중국에서 생산된다"며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는 올 상반기에 중국은 물론 전 세계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다. 스마트폰 시장은 검역, 여행 제한 등에 의해 공장 운영 지연 등의 문제로 일시적으로 노동 인력이 부족해질 전망이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따라스마트폰과 관련된 반도체 제조사, 운영사, 서비스 및 컨텐츠 제공업체 등 관련 당사자들은 재고를 피하기 위해 채널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미리 계획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 화웨이·애플, 중국 의존 높아 생산 차질…삼성·LG, 영향 '미미'
시장에서는 올해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5%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이슈가 장기화되면 중국 경제 성장률 하락할 것"이라며 "IT 제품 수요(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이 존재한다. 미중 무역분쟁 지속과 내수 경기 침체를 동시에 반영하면 스마트폰, 가전제품 중심으로 2020년 전망이 하향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자국 생산 및 판매 비중이 높은 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 등은 물론이며, 중국 의존도가 높은 애플도 신종 코로나 영향권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중국, 미국, 일본 등의 스마트폰 시장은 다른 곳보다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화웨이는 중국 선전 본사에서 오는 11일 진행 예정이었던 '화웨이 개발자 콘퍼런스(HDC) 2020'을 3월 말로 미뤘다.
샤오미는 지난달 28일부터 2월 2일까지 오프라인 매장을 일시적으로 폐쇄하기도 했다. 샤오미는 "작업은 3일부터 재개하지만, 변동사항이 있을 경우 별도로 알리겠다"고 밝혔다.
애플도 오는 9일까지 중국의 모든 매장을 일시적으로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내 42개 매장은 모두 문을 닫은 상태며, 온라인 상점을 통해서만 구매가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애플은 성명을 통해 "많은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중국 매장 폐쇄를 결정했다. 가급적 빨리 매장을 다시 오픈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아이폰 생산을 담당하는 중국의 폭스콘은 오는 10일까지 중국 전역의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이에 중국에서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 모든 제품을 생산하는 애플은 연간 판매량도 감소할 전망이다. 실제 지난달 28일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신종 코로나가 생산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반면 중국 내 생산 비중이 없거나 낮은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미 중국 생산라인을 모두 철수한 상태다. 지난해 10월 중국 내 마지막 공장이었던 광둥성 후이저우 공장을 폐쇄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베트남과 인도 등에 위치한 생산라인을 통한 스마트폰을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LG전자는 중국 청도·연태에 스마트폰 생산 기지가 있지만 현재는 춘절을 맞아 공장이 운영되진 않고 있다. 또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등 주요 제품은 베트남 등 타 지역에서 생산하고 있어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관계자는 "중국지방정부 방침에 따라 10일부터 가동재개 예정"이라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만큼 변동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jinny0618@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