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회장 '중징계'…우리금융, 경영 공백 어쩌나

금융감독원은 지난 30일 DLF 사태의 3차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에 대해 문책경고를 내렸다. 사진은 손태승 회장이 지난 14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모습. /이덕인 기자

우리금융 "주주와 이사회에서 판단할 문제"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대규모 손실을 낸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관련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문책경고' 중징계를 받으면서 우리금융 경영권에 공백이 예상된다.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는 지난 30일 제 3차 DLF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부문검사 결과 조치안을 심의하고 이같은 수위의 징계를 결정했다. 이는 앞서 금감원이 사전 통보한 수준과 같다.

제재심 위원들은 DLF 불완전 판매에 대해 은행뿐만 아니라 경영진에게도 내부통제 부실 등의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동안 내부통제 부실에 따른 책임으로 경영진까지 제재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고 맞선 은행의 방어가 성공하지 못한 셈이다.

손태승 회장이 중징계를 받으면서 우리금융 경영권에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우리금융은 오는 3월 주주총회를 예정하고 있다. 손태승 회장은 지난해 말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연임이 결정됐으며 주총 승인을 받아 취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번 제재심 결과를 따를 경우 손태승 회장의 연임은 무산된다. 금융지배법상 임원이 중징계를 받을 경우 연임은 물론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업계에서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문책경고 중징계를 받으면서 우리금융 경영권 공백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더팩트 DB

일각에서는 손태승 회장의 연임이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의견도 나온다.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 확정까지는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경영진에 대한 제재심 결과는 윤석헌 금감원장의 결재로 확정된다. 재심은 금감원장 자문기구로, 제재심 결론의 수용 여부는 금감원장의 결정에 달려있다. 다만, 기관 제재의 경우 금융위 판단을 거쳐야 한다. 따라서 경영진과 기관에 대한 징계 최종 결과 통보는 주총 이후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징계 효력의 경우 당사자에게 통보된 후에 발생한다. 따라서 주총 이후 효력이 발생하면 손태승 회장의 연임은 가능하다.

또한 법적 대응이라는 카드도 남아있다. 아직까지는 신중한 분위기이지만, 제재에 불복할 경우 일반적으로 징계 효력이 바로 발생하지 않도록 집행정지 신청을 낸 뒤 행정소송을 제기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 이사회도 손태승 회장의 중징계 가능성을 염두에 뒀을 것"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런 사태에 대한 대안을 마련한 상태에서 '연임'에 대한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중징계 확정까지는 시간이 있다"며 "다만, 소송의 경우 금감원 결정에 맞서 정면충돌하는 것으로 조직 전체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주주와 이사회에서 판단하고 결정할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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