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팩터 혁신 주도하는 삼성전자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11월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를 통해 기존에 없었던 모양의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세로축을 중심으로 좌우로 접히는 폴더블폰의 일부를 소개해 큰 주목을 받았다. 이 제품은 지난해 '갤럭시폴드'라는 이름으로 시장에 나왔다. '갤럭시폴드'는 국내외에서 '완판'(완전 판매)을 기록하며 폴더블폰의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
이후 삼성전자는 'SDC 2019'에서 또 다른 폼팩터(제품의 크기·형태)의 폴더블폰 콘셉트를 공개했다. 세로가 아닌 가로축을 중심으로 위·아래로 접히는 클램셸(조개껍데기) 방식이다. 삼성전자라는 하나의 제조사만 놓고 봐도 스마트폰 폼팩터의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이는 글로벌 시장 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도전으로 읽힌다. 관심은 제조사의 도전이 향후 어떠한 결과물을 만들어낼지에 쏠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새로운 형태의 폴더블폰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해외 IT 전문 매체 렛츠고디지털은 최근 삼성전자의 '갤럭시Z'(가칭) 랜더링 사진을 공개했다. 제품은 알파벳 'Z자' 형태로 두 번 접을 수 있는 방식이다. 사진을 보면 화면 한쪽은 안으로, 다른 한쪽은 바깥으로 접히는 등 '인폴딩'과 '아웃폴딩'을 결합했다.
'갤럭시Z'의 실제 출시 가능성은 높다는 게 업계 시선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Z자' 형태로 화면을 접을 수 있는 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이 제품은 펼쳤을 때 기존 폴더블폰보다 화면이 커 대화면의 경험을 극대화할 전망이다. 앞서 샤오미와 TCL 등 중국 제조사가 두 번 접는 폴더블폰 시제품을 소개한 적은 있지만 아직 제품이 시장에 나오진 않았다.
현재 삼성전자는 형태를 다양하게 변형할 수 있는 기기를 현실화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에 향후 폼팩터 혁신 시도도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과도기적 제품이라는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신제품을 속속 내놓으며 폴더블폰 초기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물론 화웨이를 비롯해 모토로라, 오포, 비보, TCL 등의 추격도 무시할 수 없다.
폴더블 다음으로는 스트래처블과 롤러블이 거론되고 있다. 모바일 분야 선두 유지를 목표로 삼은 삼성전자는 지난해 접는 것을 넘어 고무처럼 늘리거나(스트래처블) 돌돌 말리는(롤러블)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폴더블은 화면 변화의 시작점"이라며 "폼팩터의 대대적인 변화가 수년 내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트래처블 폼팩터 개발에는 애플 등 일부 제조사가 공을 들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폴더블뿐만 아니라 롤러블과 관련한 수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모든 제조사가 폼팩터 혁신 경쟁에 이미 뛰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며 "삼성의 사례를 참고로 다양한 기기가 쏟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삼성전자는 'SDC 2019'에서 일부 소개했던 클램셸 형태의 두 번째 폴더블폰 '갤럭시Z 플립'을 다음 달 12일 '갤럭시 언팩'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폴더블폰의 대중화를 위해 제품의 가격대를 100만 원대 중반대 수준으로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Z 플립'은 펼치면 6.7인치 화면이고, 접으면 정사각형에 가까운 모양을 갖춰 '갤럭시폴드' 대비 휴대성이 강점일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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