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매운맛? '괄도네넴띤' 'RtA'엔 어떤 의미가 있을까

농심의 장수 브랜드 너구리가 앵그리 RtA로 재탄생했다. 해외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RtA는 해외 소비자가 너구리를 거꾸로 보고 붙인 이름이다. /농심 제공

오래된 느낌에서 친근한 제품으로 이미지 탈피, 해외 소비자들 사이 '이색 인기'

[더팩트|이진하 기자] 팔도에 이어 농심도 자사 장수제품을 새롭게 리뉴얼 출시했다. 두 회사의 공통점은 언어유희를 활용한 이름에 매운맛을 더욱 강화해 출시한 점이 특징이다.

농심은 지난 22일 기존의 너구리 라면을 '앵그리 RtA'로 한정 출시한다고 밝혔다. 앵그리 RtA는 한글을 읽지 못하는 외국인이 지어낸 별명이다.

'앵그리 RtA'가 탄생한 것은 수년 전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 네티즌이 적은 글에서 시작됐다. '외국인 친구가 한국에서 유명한 RtA라면을 사달라고 했다'며 '처음 들어보는 라면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진을 보니 농심 너구리를 거꾸로 뒤집은 것'이란 글이 그것이다.

이와 관련, 농심 관계자는 "해외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서 농심 너구리를 'RtA Neoguni'라고 병행 표시할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농심은 이런 점에 착안해 실제 제품으로 만들었다. 기존 너구리와 달리 고추 함량을 늘리고 후추를 더해 3배 매운맛을 구현했다. 이 제품은 3개월 동안 시중에 판매될 예정이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해 팔도비빔면 출시 35주년을 맞아 네티즌들이 붙여준 별칭으로 특별 제품을 출시했다. 괄도네넴띤은 500만 개가 팔린 뒤 정식 제품으로 출시됐다. /한국야쿠르트 제공

팔도비빔면도 소비자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는 언어유희를 이용해 제품을 출시했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해 팔도비빔면 출시 35주년을 맞이해 네티즌 사이에서 붙여진 '괄도네넴띤'으로 제품을 한정 판매했다.

당시 해당 제품은 기존의 팔도비빔면보다 5배 매운 맛으로 출시됐다. 비빔면 액상스프에 할라피뇨 분말과 홍고추를 넣어 젊은 세대를 공략했다.

'괄도네넴띤'은 재미있는 마케팅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500만 개 완판을 기록했다. '괄도네넴띤'은 이후 지난해 7월 말 팔도비빔면의 매운맛으로 정식 출시됐다.

팔도 마케팅 담당자는 "팔도 비빔면 매운맛은 처음부터 끝까지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만든 특별한 제품"이라며 "매운맛을 선호하는 1020세대부터 기존 비빔면을 즐겨온 고객에 이르기까지 고객층을 확대해 국민 비빔라면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태htb의 장수브랜드 갈아만든 배는 배가 IdH와 닮아 해외에서 ldH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아마존 홈페이지

이밖에 해태htb의 제품인 '갈아 만든 배'도 해외에서 우연히 얻은 별칭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017년 '갈아 만든 배'는 글자 '배'가 영어 'IdH'와 비슷해 외국인들이 사이에서 불리던 이름이었다. 이것을 상표로 출원해 실제 글로벌 쇼핑업체인 아마존에서는 'IdH'란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장수제품들은 신제품에 비해 올드하고 신선하지 못한 느낌을 주는데, 소비자들이 붙여준 별칭을 실제 상품에 적용하면서 기존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이런 언어유희를 이용한 펀 마케팅은 계속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jh31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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