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 신차 쏟아진다" 차급 경계 허문 치열한 경쟁 예고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연초부터 국내 완성차 업체들 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국내 완성차 업계 '맏형'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는 물론 국내 최초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는 물론 내수 시장 3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외국계 제조사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자동차(이하 르노삼성)까지 다양한 세그먼트에서 상품성을 갖춘 새 모델 출시를 예고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 흥행 청신호 켠 '1번 주자' 제네시스 'GV80'·한국지엠 '트레일블레이저'
경자년(庚子年) 새해 SUV 시장에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주인공은 제네시스 'GV80'이다.
제네시스는 지난 15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GV80'의 신차발표회를 열고, 전국 영업점에서 판매에 돌입했다.
제네시스 최초 SUV라는 상징성만으로도 출시 전부터 이목이 쏠렸던 'GV80'은 글로벌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의 'GLE', BMW의 'X5', 렉서스의 'RX' 등 중형급 이상 SUV 시장에서 직접 경쟁을 벌인다.
3.0 디젤 모델부터 출시, 차례로 2.5, 3.5 터보 모델 등 3가지 라인업으로 운영될 'GV80'은 출시 일주일여 만에 연간 판매 목표에 근접한 계약 대수를 기록하며 흥행 청신호를 켰다. 엔트리 모델 6580만 원(3.0 디젤 모델 기준)부터 최상위 트림 풀옵션 모델 8970만 원의 가격표가 공개됐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일각에서는 가격 경쟁력에서 조금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지만, 첫발을 내디딘 국내 시장에서의 초반 반응은 나쁘지 않다.
제네시스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GV80'은 약 2만2000여 대가 계약됐다. 이는 신차발표회 당시 장재훈 제네시스 국내사업 총괄부사장이 올해 판매 목표로 제시한 2만4000대와 단 2000대가량 모자란 수치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미국 시장에서 판매 가격이 어떻게 책정되는지에 따라 GV80의 '진짜 흥행'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 시장에서 초반 분위기는 확실히 나쁘지 않다"라며 "'고급 SUV'라는 차량의 정체성을 고려할 때 추후 가솔린 모델 출시 이후 판매량 상승세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국지엠은 준중형 SUV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국지엠은 'GV80'이 신고식을 치른 다음 날인 지난 16일 쉐보레 준중형 SUV '트레일블레이저'를 출시했다.
현대차의 '투싼', 기아차의 '셀토스'와 '스포티지', 쌍용자동차(이하 쌍용차)의 '코란도' 등과 경쟁을 벌일 '트레일블레이저'는 한국지엠이 지난 2013년 이후 6년 만에 내놓는 신차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특히, 그간 대형 SUV '트래버스'와 중형 SUV '이쿼녹스' 등 신차 출시 때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면에서 아쉬운 평가를 받았던 한국지엠은 이번 '트레일블레이저'의 엔트리급 모델의 판매가격을 1900만 원대(△LS 1995만 원 △LT 2225만 원 △Premier 2490만 원 △ACTIV 2570만 원 △RS 2620만 원)로 책정하며 가성비를 전면에 내세웠다.
동급 최대 수준인 차체 크기와 더불어 제너럴모터스(GM)의 차세대 파워트레인을 비롯해 첨단 안전사양과 편의사양을 대거 적용했음에도 차량의 가격은 경쟁 모델 대비 더 낮게 책정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 르노삼성 'XM3'·현대기아차 '하이브리드 SUV'…'무서운 신인' 출격 대기
출시를 앞둔 다양한 신차들 역시 눈여겨 볼만하다.
내달 출시 가능성이 점쳐지는 르노삼성의 'XM3'의 경우 국내 최초 세단과 SUV 장점을 결합한 신개념 크로스오버 디자인을 채택, 차별성을 전면으로 내세우며 틈새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XM3'는 지난해 3월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9 서울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XM3 인스파이어' 쇼카의 양산형 모델로 부산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아울러 르노삼성은 상반기 내로 소형 SUV 'QM3'의 풀모델체인지 모델인 2세대 '캡처'를 출시해 현대차의 '코나'와 쌍용차의 '티볼리' 등과 경쟁에 나선다.
소형 SUV 라인업에서 신차효과를 톡톡 누린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해 준중형 및 중형급 신차를 투입, SUV 시장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높인다. 특히, 양사는 내연 기관 중심으로 운영해 왔던 기존 SUV 모델에 하이브리드(H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라인업을 추가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기아차는 내달 출시 예정인 '쏘렌토'의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에 기존 내연기관은 물론 국내 중형 SUV 최초로 HEV 시스템을 도입한다. 현대차 역시 상반기 중형 SUV '싼타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과 하반기 출시를 앞둔 준중형 SUV '투싼' 풀체인지 모델에 HEV와 PHEV 라인업을 추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국내 완성차 업계가 SUV 시장에서 소형부터 대형까지 단순하게 차급에 따라 경쟁을 벌였던 것과 달리 올해는 HEV SUV가 새롭게 가세할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차급의 경계를 허문 새로운 경쟁 구도가 형성,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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