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생 쥐띠 게임 모바일 데뷔 코앞, 08년생 쥐띠 게임은 정식 후속작 개발 중
[더팩트 | 최승진 기자] 경자년 새해를 맞아 쥐띠 해 출시된 장수 게임에 시선이 쏠린다. 쥐띠 해에는 오랜 세월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아온 스테디셀러 게임이 여럿 있다. 올해로 각각 24살과 12살이 된 '바람의나라'와 '아이온' 등이 대표적이다. 하나같이 모두 게임계 상징 격으로 통하는 작품이다. 새해에는 게임계 전반에도 변화의 바람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시대적인 상황 속에서 쥐띠 장수 게임들의 앞으로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 세계 최장수 상용화 그래픽 PC온라인게임 '바람의나라'
김진 작가 만화 원작을 소재로 만든 '바람의나라'는 게임계 대표적인 스테디셀러다. 지난 1996년 PC통신 천리안에서 출시돼 여전히 현역 게임으로 활동하고 있다. 누적 회원은 2300만 명을 넘어서 대만 인구 2381만 명에 육박한다. 사용자 요구를 지속 반영하며 게임의 완성도를 높여나간 것이 비결로 꼽힌다. 화려한 3D 게임이 주를 이루는 지금의 시각에서 보면 다소 조악해 보이지만 출시 당시로선 파격 그 자체였다.
'바람의나라'는 세계 최장수 상용화 그래픽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기네스 기록을 가지고 있다. 넥슨의 지주사 엔엑스씨는 지난 2014년 넥슨컴퓨터박물관 개관 프로젝트로 진행해온 PC온라인게임 '바람의나라' 초기 버전 복원에 성공하기도 했다.
올해는 모바일게임으로 새 길을 걷는다. '바람의나라: 연'이 출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넥슨은 지난해 12월 '바람의나라: 연'의 최종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했다. 게임의 완성도를 가다듬는 동시에 출시 시점을 조율하기 위해서였다. 넥슨 관계자는 "바람의나라: 연은 올해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테스트 피드백을 반영해 빌드를 수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 국산 PC온라인게임의 새 가능성 제시한 '아이온'
지난 2008년 11월 11일 공개 서비스를 시작한 '아이온'이 올해로 12살이 됐다. '아이온'은 그간 외산 게임에 밀려서 위축됐던 국내 게임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 준 촉매제 역할을 했다. 각종 외산 게임의 공세가 거세던 상황에서 국내 PC방 순위 160주 연속 1위(게임트릭스 기준) 기록을 세웠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출시 당시 유명 외산 게임인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제치고 국산 게임의 자존심을 지키기도 했다.
엔씨소프트가 11월 11일에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이유가 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당시 "리니지, 리니지2, 길드워에 이어 4번째 1등 게임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아이온의 공개 서비스 날짜를 11월 11일로 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바람이 때문이었을까. '아이온'은 국내 최단기간 누적 매출액 1조 원 달성 PC온라인게임 기록도 세웠다. 지난 2008년 11월 서비스 이후 4년 5개월 만에 이뤄낸 성과다. 콘텐츠 업데이트를 포함한 변화를 끊임없이 추구한 노력의 결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아이온'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후속작 '아이온2'를 모바일로 개발 중이다. 이 게임은 '아이온'의 천족과 마족 전쟁으로부터 900년 전 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자유로운 활강 등 차별점도 갖췄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아이온2는 올해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 액션 역할수행게임의 영원한 고전 '디아블로'
블리자드가 개발한 '디아블로'는 설명이 필요 없는 액션 역할수행게임 고전 중의 고전으로 꼽힌다. 지난 1996년 출시된 '디아블로'는 한 턴씩 주고받으면서 진행하는 기존 역할수행게임과 달리 실시간으로 몬스터를 사냥하는 방식을 내세워 큰 반향을 일으켰다.
블리자드는 '디아블로' 최신작 개발로 옛 명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모바일게임 '디아블로 이모탈'과 '디아블로4'가 그것이다. 블리즈컨 2018에서 처음 공개한 '디아블로 이모탈'은 중국 게임업체 넷이즈와 함께 개발 중이다. '디아블로2: 파괴의 군주'와 '디아블로3' 사이 시대를 무대로 한다. 공개 당시 블리자드 측은 "터치스크린에서 디아블로 고유의 게임 진행을 그대로 경험할 수 있도록 처음부터 다시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블리자드는 블리즈컨 2019에서 PC·콘솔 신작이자 시리즈의 최신작인 '디아블로4'를 공개했다. 이 회사가 시리즈 정통 후속작을 공개한 것은 전작 첫 공개 이후 약 11년 만의 일이었다. '디아블로4'는 기존작처럼 '디아블로'를 처치하는 모험가의 이야기를 다뤘다. 어둡고 음울한 분위기는 이번 작품에서도 이어진다. 이 게임의 사건은 전작인 '디아블로3'로부터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 펼쳐진다.
◆ 3D로 다시 태어난 마지막 환상 '파이널판타지7'
스퀘어에닉스의 '파이널판타지7'도 96년생 쥐띠다. 파이널판타지 시리즈의 7번째 작품인 이 게임은 처음 일부 3D 기술을 사용했다. '파이널판타지7'은 소니의 첫 번째 콘솔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1'이 인기를 얻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게임은 지난 1990년대 말 국내에서도 삼성전자를 통해 PC버전(영문판)이 출시됐다.
스퀘어에닉스는 현재 플레이스테이션4용 '파이널판타지7 리메이크'를 개발 중이다. 여기서 리메이크는 원작인 '파이널판타지7'을 새롭게 다시 만들었다는 것을 뜻한다. 당초 오는 3월 3일 출시될 예정이었지만 한 달쯤 뒤인 오는 4월 10일로 연기됐다. 이 게임을 개발 중인 요시노리 키타세 프로듀서는 "최상의 퀄리티로 선보이기 위해서는 마무리 작업에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발매일을 변경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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