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노총까지 가세한 기업은행장 출근 저지…사태 장기화 우려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노동조합의 출근 저지 시위로 취임 후 21일간 기업은행 본점으로 출근하지 못하고 있다. /정소양 기자

노조, 설 연휴 이후에도 투쟁 이어가기로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노동조합의 출근 저지 시위로 취임 후 21일간 기업은행 본점으로 출근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윤종원 행장 출근 저지 투쟁에 한국노동자조합총연맹(한노총)이 가세하며 사태 장기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 노사가 여전히 접점을 찾지 못한 가운데 윤종원 행장은 지난 3일 임기를 시작한 이후 21일째 본점 사무실에 출근하지 못하고 외부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기업은행 노조는 윤종원 행장을 '낙하산 인사'라며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노총 새 위원장이 기업은행 노조와 '연대 투쟁' 의사를 밝혔다.

지난 21일 한노총 제27대 위원장·사무총장 선거에서 김동명 화학노련 위원장이 선출됐다. 김동명 위원장은 한노총 내부에서 상대적으로 '강성'으로 분류되는 인사다.

김동명 위원장은 22일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윤종원 행장 출근 저지 집회에 참석했다. 김동명 위원장은 "당선되자마자 처음 들린 곳이 기업은행 투쟁 현장이다"며 "'낙하산 임명' 반대뿐만 아니라 노조의 선언과 요구가 관철되는 순간까지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 노조가 지난 22일 기업은행 본점에서 윤종원 행장 출근 저지 집회를 연 가운데 김동명 한노총 신임 위원장이 집회에 참석했다. /기업은행 노동조합 제공

집회와는 별도로 노조는 사측과 물밑 대화를 이어가고 있지만, 시각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윤종원 행장,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 간 3자 만남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임금 체계 개편과 자회사 구조조정' 논란을 계기로 노조 측이 만남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선 위원장은 "공식적인 사과와 재발방지대책 등의 방안이 있다"며 "3자 회의는 따로 얼마든지 상황이 된다면 모여서 같이 얘기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에 접어들자 정부와 여당도 이전보다 적극적인 중재를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노사 역시 갈등 해법을 위한 협장을 계속해서 진행 중이다.

기업은행 노조는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상 설 연휴 이후에도 투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더팩트 DB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윤종원 행장의 임명이 적절했다는 뜻을 밝히며 노조가 출근 저지 투쟁을 장기화하는 데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시각도 제기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윤종원 행장에 대해 "경력 면에서 전혀 미달하는 바가 없다. 인사권은 정부에 있다. 변화가 필요하면 외부에서, 안정이 필요하면 내부에서 발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은행 노조가 사측의 실무진을 통해 대화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아직 실질적인 진전이나 성과가 없지만 당정과도 대화를 진행 중인 만큼 조만간 사태 해결에 대한 실마리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전했다.

한편, 기업은행 노조는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상 설 연휴 이후에도 투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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