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 큰 인사' 단행한 호텔신라, 이부진 리더십 '미래사업' 속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사진)이 2020년 통 큰 인사를 단행하며 본격적으로 새해 전략을 세우고 있다. /더팩트 DB

인천공항 면세점·한옥호텔 등 2020 경영전략 중요도 커져

[더팩트|한예주 기자] 호텔신라가 2020년 정기 인사를 마무리하며 본격적인 경영 전략 세우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올해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한옥호텔 건립 등 굵직한 현안이 산재한 만큼 공격적인 사업 성장을 꾀하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진두지휘 하에 대대적인 체질개선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후발주자와의 경쟁심화,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등 면세사업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부진 사장의 이번 '통 큰 인사'가 어떤 영향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22일 업계에 다르면 전날 호텔신라는 2020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총 6명의 승진자 명단을 발표했다.

면세유통사업을 담당하는 '트레블 리테일(Travel Retail·TR)' 사업부의 김태호 호텔신라 한국사업부장(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이강일 공급망관리팀장(상무)은 전무로 승진했다. 또 권오성·조병준 등 2명의 부장도 상무 승진에 성공했다.

승진자 전원이 면세점부문 임원이었던 2019년도와 달리, 올해는 호텔·레저사업부문에서도 두 명의 승진자가 배출됐다. 조정욱 호텔사업부 운영팀장(서울호텔 총지배인·상무)이 전무로 승진했고, 김경록 지원팀장은 상무로 승진했다.

지난해 호텔신라 전체 임원이 모두 21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큰 폭의 승진이다. 전체 임원 중 28.9%가 승진한 셈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성과주의 인사 원칙에 따른 승진"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업계에서는 호텔신라가 지난해 10월 25일 싱가포르 창이공항이 발표한 1·2·3·4터미널 입·출국장 주류·담배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 롯데면세점에 사업권을 내줘 정기 임원인사 승진 폭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TR 부문에서 4명을 동시에 승진시키면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경영 성과에 만족감을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이 이번 '통 큰 인사'에 큰 역할을 했다는 견해다.

실제 지난해 호텔신라는 3분기까지 4조1733억 원의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8.5%의 성장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2183억 원을 기록하며 20.2% 늘었다. 아직 4분기 실적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전년 수준을 유지한다면 사상 처음으로 5조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올해는 올해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한옥호텔 건립 등 굵직한 현안이 산재한 만큼 호텔신라에 중요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더팩트 DB

올해는 특히 호텔신라에 중요한 한 해다. 현재 국내 면세사업은 1~2월 인천공항 T1 면세사업자 재선정, 상반기 내 면세품 현장 인도 제도 변경 강제화, 중국 정부의 자국민에 대한 시내면세점 개방 확대, 현대 등 후발 주자와의 경쟁 심화 등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이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코앞으로 다가온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 신규 사업자 입찰이다. 신라면세점은 현재 운영 중인 3개 구역이 모두 입찰 대상이라 반드시 사수해야 하는 입장이다. 특히 패션(DF6)이나 담배·주류(DF4) 구역보다 매출 규모가 크고 영업손실이 비교적 적은 향수·화장품(DF2) 구역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사장의 숙원 사업이던 한옥호텔도 올해 첫 삽을 뜬다. 호텔신라가 기존 면세점 부지에 서울 1호의 한옥 호텔 건립 허가를 얻어냄에 따라 한옥 호텔은 올해 착공을 시작해 2025년 완공될 예정이다. 호텔신라는 한옥호텔을 통해 면세점 확장을 꾀하겠다는 전략을 내비쳐왔다.

2월엔 첫 해외호텔인 '신라모노그램 다낭' 오픈이 예정돼 있다. 호텔신라는 2006년 중국 쑤저우에 '진지레이크 신라호텔'을 현지인에 위탁 운영 중이지만 단순한 브랜드 대여일 뿐, 운영 방식이나 콘셉트 등에 관여하진 않았다.

호텔신라는 이번 신라모노그램을 시작으로 한국의 '정' 문화를 융합한 고유의 호텔을 해외에 직접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다낭을 시작으로 미국·인도네시아·베트남 등 10여 개 해외 도시에 호텔 진출을 계획 중이다.

지난해 인수한 미국 '쓰리식스티'와 마카오 국제공항 등 신규 사업장 안정화 과제도 남아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쟁사들은 이미 인사와 조직개편을 마치고 사업 구상에 들어갔다"며 "다소 늦은 인사를 단행한 호텔신라는 새해 경영 전략을 하루빨리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신라 측은 "이번 인사를 통해 중장기 사업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회사가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매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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