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과 짜고..."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 '선행매매'로 6억 부당 이득

선행매매를 벌인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은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이 발족한 이후 처음으로 수사지휘에 나서 주목됐다. /더팩트 DB

금감원 '특사경 1호' 사건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하나금융투자 소속 애널리스트가 특정 종목 기업분석보고서(리포트) 출고 전후에 주식을 사고파는 '선행매매'를 벌인 혐의로 구속됐다. 이 애널리스트는 특정 기업에 우호적인 자료를 공개하기 전 지인에게 알려준 대가로 약 6억 원 상당의 금품을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감독원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 A(39) 씨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위반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하고 공범 B(39) 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선행매매'란 금융투자업에 종사하는 임직원이 주식 및 펀드 거래에 대한 정보를 미리 입수해 거래 전 매매하는 행위로, 포괄적으로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이득을 취하는 일체의 행위가 모두 포함된다.

검찰 수사 결과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 A 씨는 지난 2015년 6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자신이 작성한 조사분석자료 기재 종목을 공개하기 전 공범인 지인 B 씨에게 미리 알려 매수하게 했다가 공개 후 주가가 상승하면 매도하게 하는 방식을 써 차익을 거두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를 통해 B 씨는 약 7억 6000만 원 부당이득을 취했으며, A 씨는 2015년 8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부당이득을 취득하게 해준 대가로 체크카드, 현금 등 약 6억 원의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 산하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지난해 9월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의 선행매매 혐의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이번 사건은 지난해 7월 출범한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의 첫 번째 수사로 주목받았다. 이번 사건은 사기적 부정거래 등을 적용한 첫 번째 수사 사례에 해당한다.

특사경은 시세조종 등 주가조작 사건이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자본시장 불공정 거래 행위를 수사하는 민간 경찰이다. 기존 금감원 조사와 달리 통신 기록 조회,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 권한을 갖고 있다.

앞서 특사경은 지난해 9월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하나금융투자 본사 리서치센터를 압수수색하고, 증거를 확보했다. 이후 특사경은 11월 A 씨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에서 한 차례 기각됐다.

특사경은 이후 12월 13일 불구속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다. 검찰은 보강 조사를 벌인 뒤 지난 13일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검찰은 A 씨와 B 씨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했으나 B 씨는 기각됐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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