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부터 라임까지' 위기의 은행권...'신의 한 수' 리스크 관리 필요

DLF·라임 사태에 휘말리지 않으며 KB국민은행이 탁월한 리스크 관리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더팩트 DB

KB국민은행, DLF·라임 사태 모두 비껴가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 여파가 가기도 전에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라임 사태)로 은행들이 속앓이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빅4' 시중은행 중 KB국민은행만이 두 사태를 비껴가며 탁월한 리스크 관리로 업계의 주목받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DLF 사태에 이어 라임 사태가 발생하자 금융권 전체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KB국민은행은 대비된 모습을 보였다.

KB국민은행은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취급하지 않으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7월 기준 746억 원 규모의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했지만, 같은 해 11월 모두 수익 상환했다. 또한 판매분은 현재 문제가 된 상품이 아니었다.

지난해 10월 라임자산운용은 유동성 위기를 이유로 일부 펀드에 대한 환매 중단을 선언했다. 금감원은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펀드를 1조5587억 원(개인 9170억 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손실 규모가 1조 원이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더욱이 라임 사태는 수익률 조작과 미국 운용사의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KB국민은행을 제외한 국내 시중은행들이 라임 사태에 휩싸이며 은행 책임론에 대한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환매중단 라임펀드 가입 규모는 약 3500억 원으로 가장 크다. 하나은행은 약 850억 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신한은행의 경우 이번 환매중단된 펀드를 팔지 않았지만, 라임 측에서 임의로 해당 펀드에 재투자하며 문제에 휩싸이게 됐다.

DLF 사태에 이어 라임 사태가 발생하자 금융권 전체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KB국민은행은 대비된 모습을 보이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더팩트 DB

앞서 KB국민은행은 대규모 원금 손실을 낸 'DLF 사태'도 비껴갔다.

KB국민은행은 자산관리 (WM) 상품위원회에서 리스크가 크다는 이유로 DLF 판매 승인을 거절했다. WM 상품위원회의 보수적인 판단이 '신의 한 수'가 된 것이다.

특히, KB국민은행의 경우 DLF의 기초자산인 해외금리가 떨어진다는 쪽에 투자하는 '역발상 전략'으로 오히려 수익을 내기도 했다. 지난 6~7월 미국 국채 CMS 10년물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 262억 원어치를 판매했다. 이 상품은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판 상품과 달리 '금리가 하락하면 수익이 나도록' 설계됐다. 실제로 기초자산 금리가 하락하면서 수익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을 연달아 강타한 두 차례의 폭풍을 비켜나간 KB국민은행은 조직 개편으로 자산 관리에 더욱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7일 자산 관리(WM)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상품서비스(IPS)본부와 신탁본부를 통합해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등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의 독립성과 금융 소비자 보호 조직 강화를 위해 소비자 보호 전담 본부도 신설하고, ESG 이행 기능 강화를 위해 현 소비자브랜드전략그룹을 ESG 총괄 조직으로 재편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BIG 4 시중은행들이 위기를 겪고 있는 반면에 KB국민은행은 투자자 보호를 위한 금융사의 '선량한 관리자' 의무를 다함으로써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로 기존 고객들의 신뢰를 놓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DLF, 라임 사태 등으로 인해 금융권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가 떨어졌다"며 "업계가 위축되면 KB국민은행도 같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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