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회장 원톱' 아닌 '사장 투톱' 체제 가동…혁신 실험 통할까 

KT가 2020년 조직 개편 및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KT는 구현모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왼쪽)와 박윤영 신임 사장 중심의 복수 사장 체제를 구축했다. /KT 제공

KT, 2020년 조직개편 시행…구현모·박윤영 사장 투톱 체제 구축

[더팩트│최수진 기자] KT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조직개편과 인사를 통해 차기 CEO로 내정된 '구현모 사장' 체제에 힘을 실으면서 계열사 43개, 직원 수 6만 명에 달하는 그룹 운영의 틀을 '투톱 사장 체제'로 새로 구상해 변화와 혁신을 꾀하겠다는 복안이다.

16일 KT는 2020년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사장 1명, 부사장 2명, 전무 5명이 승진했으며, 상무 21명이 새로 임원이 됐다. 이번 인사로 KT 임원의 평균 연령은 52.1세로, 전년 임원 평균 연령(52.9세)에 비해 한 살가량 낮아졌다.

KT는 업무에 초점을 맞춰 전문가를 중용하고, 조직에 변화와 혁신을 주기 위해 젊은 인력을 대거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인사로 박윤영 기업사업부문장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박윤영 신임 사장은 1962년생으로, 올해 58세다. 박 신임 사장은 창의적이면서도 도전적인 사업 추진으로 사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KT가 기업사업 분야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두는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이 같은 과정이 박 신임 사장의 승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KT는 구현모 신임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와 박 신임 사장 중심의 복수 사장 체계를 구축하게 됐다. KT가 '투톱 체제'를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KT는 한 명의 회장 아래에 부문별 사장을 배치하는 형태로 조직을 구성해왔다.

그러나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CEO의 직급을 회장에서 사장으로 한 단계 낮췄다. '회장'이라는 직급이 '국민기업'이라는 KT의 모토와 방향성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을 반영한 결과다.

투톱 체제를 통해 KT의 의사결정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뿐 아니라 ICT 전반으로 확대되는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효율적이고 빠른 의사결정에 나서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를 통해 KT는 의사결정 단계에서 실행 단계까지 진행되는 속도를 높이고 조직 간 시너지를 극대화한다.

이를 통해 KT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발 빠르고 민첩하게 제공하는 '고객 맞춤형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이다.

KT 관계자는 "원래는 회장 아래에 사장이 있었지만 이번 인사를 통해 회장 직급이 사라지고 복수의 사장 체계가 구축된 것"이라며 "다만, 구현모 사장과 박윤영 사장은 각자 맡은 역할이 다르다. 구현모 사장은 경영과 사업 전반을 총괄하며, 박윤영 사장은 B2B(기업 간 거래) 및 글로벌 사업 부문을 담당하게 된다. 이를 통해 의사 결정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jinny0618@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