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낸' GS25 '포기한' CU…편의점 7호선 운영권 향한 엇갈린 시선

GS25가 서울 지하철 7호선 내 점포 40곳 수성에 성공한 가운데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CU 측은 이것이 독이든 성배가 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보였다. /이민주 기자

GS25 "수익성 검토 충분" vs CU "독이든 성배"

[더팩트 | 이민주 기자] 편의점 업계 최대 이슈로 꼽혔던 '서울 지하철 7호선 40개 편의점 임대차 입찰'에서 GS25가 매장 사업권 획득에 성공했다.

점포수 1위 자리를 지켜낸 'GS25' 측은 "수익성을 충분히 고려한 결정"이라는 견해지만,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업계 2위 CU 측은 '승자의 저주'이자 '독이든 성배'가 될 수 있다며 상반된 해석을 내놓으며 극명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이날 진행된 '지하철 7호선 편의점 임대차 입찰'에 275억2738만 원을 써내면서 운영권을 따냈다. GS리테일은 최저 입찰가(211억7491만 원)보다 64억 원 높은 가격을 써냈으며, 이에 따라 향후 5년간 지하철 7호선 내 40곳 점포를 운영할 수 있게 됐다.

당초 이번 입찰은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GS리테일과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 단 두 곳에서만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철 7호선 점포 40곳으로 점포 수 1위 반등을 노릴 것이라며 관심을 모았던 CU는 불참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지난해 GS25에 점포수 1위 자리를 내준 CU가 입찰에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지난해 11월 기준 운영 점포 수가 1만3820곳을 기록한 CU는 1만3899곳을 기록한 GS25에 무려 17년 동안 유지해왔던 1위를 79개 차이로 내줬다.

CU 측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배경과 관련해 업계에서는 "수익성을 고려한 전략전 선택으로 보인다"는 해석에 무게를 싣는다. 실제로 지하철 편의점의 경우 일반 점포와 달리 수천만 원에 달하는 높은 임대료가 책정된 데다 운영 시간 제한 등으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하철 내 편의점 점포가 7호선에만 있는 것도 아니고 이들 점포의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업계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며 "지하철 점포 임대료는 기본적으로 천만 원을 훌쩍 넘긴다. 거기에 영업시간도 24시간인 일반 점포와 달리 상대적으로 짧다"고 설명했다.

GS리테일이 수익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해명하고 있으나 업계는 지하철 점포 특성상 적자가 날 것이 뻔하다며 점포 수 유지 등을 고려한 것이라는 조치라는 견해를 내놓는다. /이민주 기자

이어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 위치한다는 장점에 기반해 브랜드 홍보 효과를 낼 수 있을지언정 수익적인 측면에서는 마이너스"라며 "GS리테일의 경우 그간 이들 점포를 운영해왔기 때문에 새로 40개 점포를 낼 경우에 드는 시설, 인테리어 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적자가 나더라도 이를 유지하는 쪽이 낫다고 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수익은 포기했다고 봐야 한다. 적정 가격에 낙찰을 받았다면 모를까 기준가(최저입찰가)보다 60억 원을 더 써냈지 않냐"라며 "수익이 안 나더라도 점포 40개를 유지하고 브랜드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여러 가지 이점을 고려했을 때 지불할 수 있는 정도의 금액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밝혔다.

실제로 CU 측은 7호선 운영권 입찰과 관련해 "지하철 7호점 점포의 수익성을 검토한 결과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며 "(지하철 7호선 운영권은) '승자의 저주', '독이 든 성배'다. 지금처럼 점포 수에 욕심내지 않고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한 확장에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반면, GS리테일 측은 "적자가 나는 점포를 누가 운영하겠냐"며 수익성을 충분히 고려해 운영권을 따냈다는 견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지하철 7호선 내 편의점 점포는 GS25에서만 운영해봤다. 업계에서는 수익성이 낮고 적자가 난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정확한 수익성 분석이 가능한 곳은 우리밖에 없다"며 "자사는 충분한 수익성 검토를 거친 뒤 이번 입찰에 임했다. 7호선 점포를 향후 어떻게 운영해야 할 지에 대한 분명한 방향성이 있었기에 그에 맞는 입찰가를 내고 낙찰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GS25는 매출 면에서는 줄곧 업계 1위였다. 가맹점의 매출 수익 극대화가 궁극적 목표다. 한 번도 점포 수에 연연한 적이 없다"며 "입찰가액도 현재와 미래의 수익성을 고려해 '이 정도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금액을 책정한 것이다. 무리하게 낸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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