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 공사비 3419억 원 규모…자존심 건 한판 승부 예상
[더팩트|윤정원 기자] 서울 성동구 옥수동 한남하이츠 재건축 단지를 두고 현대건설과 GS건설의 2파전 양상이 거세지고 있다. 한남하이츠 재건축 조합은 오는 18일 임시총회를 열고 투표로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13일 서울 성동구 옥수동 한남하이츠 재건축 단지에 강북권 최초 '디에이치(THE H)' 브랜드를 제안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단지명은 '한남 디에이치 그라비체'. '그라비체'는 축복의 땅을 의미하는 '그레이스(Grace)'와 건강한 삶을 의미하는 '비바체(Vivace)'의 합성어다. GS건설은 단지명을 '한남자이 더 리버'로 확정한 상태다.
한남하이츠 재건축은 서울시 성동구 옥수동 220-1번지 일대 4만8838㎡를 정비하는 사업이다. 535가구 규모 아파트를 허물고 지하 6층, 지상 20층, 790세대 규모 아파트와 부대 복리시설을 신축하는 게 골자다. 단지 위치는 행정구역상으론 옥수동이지만 용산구 한남동에 붙어 있다. 이곳은 공사비 3419억 원 규모의 한강변 대단지로 건설사들의 이목을 사로잡은 곳이다.
지난달 26일 마감된 한남하이츠 시공사 입찰에는 현대건설과 GS건설 두 곳이 입찰 의향서를 제출했다. 현재 공사비로 현대건설은 3419억 원, GS건설은 3287억 원을 제안 중이다. 다만 무상특화금액을 현대건설이 555억 원, GS건설이 483억 원을 책정, 실제 공사비는 현대건설 2864억 원, GS건설 2870억 원으로 차이는 크지 않다.
현대건설은 공사 원가를 높임으로써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에 따라 부과되는 부담금을 낮춘다는 입장이다. GS건설은 공사비를 낮춰 조합원 이익을 더 높이겠다는 계획을 제안했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은 일전에도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를 두고 맞붙은 전적이 있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는 총 사업비만 10조 원에 달하는 최대 재건축 사업지다. 지난 2017년 시공사 선정 당시 현대건설과 GS건설이 치열하게 경쟁하며 조합원들에게 과도한 조건을 제시한 탓에 강남권 재건축 수주 과열의 진앙이 된 곳이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수주의 경우 승기는 현대건설이 쥐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한남하이츠 수주전 역시 두 건설사 간의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한남하이츠도 한남3구역 못지 않게 목이 좋은 곳으로 꼽힌다. 한남3구역에서 홍역을 치렀으니 입지를 공고히 다지기 위한 발판으로 한남하이츠 수주에 힘을 더 보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건설과 GS건설, 대림산업이 참여한 한남3구역 수주전은 혁신설계안으로 인해 수주 과열을 일으켰고, 결국 서울시까지 나서며 시공사 입찰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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