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활동 상품·아이스 커피 매출 늘어
[더팩트|이민주 기자] 예년보다 포근한 겨울이 찾아오면서 '여름철 효자 상품'이 때아닌 인기를 끌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겨울 이상고온 현상이 빚어지면서 겨울철 효자 상품인 온장고 음료 등의 인기가 시들한 반면 여름 특수 상품인 야외취미 활동 상품, 아이스 커피와 같은 상품 매출이 늘었다.
올해 겨울은 평년보다 약한 시베리아 고기압의 영향으로 '따뜻한 겨울'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따뜻한 겨울'은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3개월 동안 겨울철 평균 기온이 과거 30년간의 겨울 평균 기온 대비 0.5도 이상 높은 현상을 말한다.
실제 기상청 관측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평균 기온은 2.8도로 평년보다 1.3도 높았으며, 전국 최심신적설 합계는 0.3cm에 불과했다. 이는 관측 이래 가장 적은 12월 적설량이다.
특히 지난주 제주지역은 기온이 최대 23도까지 치솟으며 가장 더운 1월로 기록되기도 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7일 제주시 낮 최고 기온은 23.6도였다.
이에 따라 포근해진 날씨에 골프 등 실외 취미활동을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며 관련 상품 매출이 뛰는 추세다. 이마트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9일까지 매출을 분석한 결과, 골프용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4% 늘어났다.
품목별로 이 기간 골프 클럽 매출이 44.3%, 골프 모자 86.6%, 골프 장갑의 경우 21.4%씩 상승했다. 브랜드 골프웨어(16.9%), 골프공(8.7%) 매출도 늘었다. 이외 제주지역 이마트의 경우 구기스포츠용품 매출이 23.8%, 휠스포츠 용품 30.8%씩 높아졌다.
날씨가 풀리자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던 '롱패딩'의 인기도 시들하다. 같은 기간 이마트 다운 베스트(패딩 조끼) 매출은 73.4% 증가했으나 롱패딩 매출은 30.8%만큼 줄었다.
여름철 수요가 높은 것으로 여겨지는 비빔 라면과 음료 매출도 늘어났다. 이 기간 비빔 라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6% 늘었으며 음료 매출액도 13.7%나 상승했다. 제주지역 이마트의 경우 냉면 매출이 4배까지 뛰었다.
이같은 이상 기온 현상은 편의점 음료 트렌드도 바꿔놨다. 두유, 뜨거운 캔커피 등 겨울철에 특히 많이 팔리는 온장고 음료 인기가 시들해졌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중순까지 주요 음료 매출을 분석한 결과 꿀물, 차 음료, 한방 음료 등 대표 온장고 음료 매출신장률이 모두 한 자릿수에 그쳤다. 이 기간과 두유 매출 신장률은 2.2%, 꿀물 5.3%였다.
반면 따뜻한 겨울 날씨에 힘입어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트렌드는 더욱 힘을 얻는 분위기다. 이 기간 CU 즉석원두커피 매출이 전년 대비 34.5%만큼 크게 뛰었다.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즉석 원두커피 매출 중 아이스 커피 비중이 15%나 됐다.
세븐일레븐의 상황도 비슷하다. 코리아세븐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7일까지의 음료 매출을 분석한 결과, 세븐카페(원두커피) 아이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컵얼음 매출도 40%만큼 늘었다. 이 기간 온장고 음료 매출은 되려 6.8%나 줄었다.
김신열 BGF리테일 음용식품팀 MD는 "올겨울 추운 날씨에 수요가 급증하는 온장고 매출이 예년과 달리 시들한 반면 즉석 원두커피 매출이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인다"며 "최근 계절과 상관없이 즉석원두커피를 찾는 소비자들이 날로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김수인 이마트 바이어는 "따뜻한 날씨에 상품군별 매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며 "올 겨울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봄을 기다리는 골퍼들의 소비 심리가 예전보다 한두 달 일찍 올라오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