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청정원 '생와사비' 日 주문자생산방식…소비자 불안 증폭

청정원이 판매하고 있는 생와사비 제품은 일본 사이타마현에서 생산하고 있는 OEM 제품이다. 제조원을 살펴보면 일본산으로 표기돼 있다. /이진하 기자

대상 청정원 '생와사비' 방사능 오염 안전할까

[더팩트|이진하 기자] 청정원을 비롯해 국내 식품 업체에서 판매하는 일부 가공식품에 일본 방사능 위험 지역에서 생산한 원료가 쓰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일본산 식품 원료가 첨가된 제품 목록에는 고추냉이, 녹차, 커피는 물론 영유아들이 먹는 제품에 함유된 효모도 포함돼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과 주요 포털 사이트 맘카페를 중심으로 방사능 위험지역에서 수입되는 일본산 식품원료에 관한 글이 공유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거론된 제품은 대상이 운영하는 청정원의 '생와사비'와 매일유업의 '아몬드브리즈', 빙그레 '프로텍트 캡슐' 등이다.

13일 <더팩트> 취재 결과 이들 제품을 비롯해 그외 유제품에 들어가는 커피향, 딸기향 등의 첨가물과 녹차가 포함된 제품이나 고추냉이 원료 등이 일본산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청정원에서 판매하고 있는 '생와사비' 제품은 방사능 오염으로 잠정 수입이 중단된 지역인 일본 사이타마현에서 만들어졌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OEM(주문자생산방식)으로 일본에서 생산된다. OEM은 주문자가 요구하는 제품과 상품명으로 제조업체가 완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다시말해 일본에서 생산한 제품에 청정원의 '생와사비' 상표를 달아 판매하는 것이다.

제품 포장 박스에 표시된 성분표기와 제조원을 살펴보면 '일본 Yamachu Wasabi Company'로 적혀있다. 해당 업체는 방사능 유출 사고가 발생한 원자력발전소에서 약 250㎞ 떨어진 사이타마현 아게오시의 히라카타에 자리잡고 있다. 해당 지역의 경우 버섯류 등의 수입이 제한된 상태다.

대상 관계자는 "OEM 제품이 맞지만 방사능 피폭지역과 먼 곳에서 생산된 원료를 사용하고 있어 문제가 되진 않는다"며 "문제가 된 제품은 식약처와 관세청을 통해 반송이 돼 판매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이어진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과 식품 방사능 오염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제품의 원료와 생산과정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와사비 제품에 대한 연구개발이 계속되고 있으며 연내에 국내산 원료로 교체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매일유업의 '아몬드브리즈'와 빙그레 '닥터캡슐'의 경우 불분명한 원료 표기가 도마에 올랐다. '식품안전나라' 사이트를 통해 두 제품을 검색해본 결과 두 제품의 원료인 '아몬드향' 첨가물과 '프로텍트 캡슐'이 일본에서 수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두 제품은 원료표기란에 '수입산' 또는 '수입국'으로 표기돼 있어 일반 소비자들이 일본산 원료가 사용됐는지 구분조차 할 수 없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향료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소비자들이 있어 최근 일본산 향료가 아닌 원료를 발주했고, 연내 교체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식약처는 지난 2013년 9월 6일부터 임시특별조치에 따라 방사능에 노출된 후쿠시마를 포함한 인근 8개현(후쿠시마, 이바라키, 도치기, 군마, 치바, 미야기, 이와테, 아오모리)의 50개 수산물에 대한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농산물은 14개현 27개 품목에 대해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가공식품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아 방사능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모든 일본산 상품을 국내에 수입할 때 방사능 피폭 검사를 진행한다. 일본산 식품에서 방사능 오염물질 기준치인 1베크렐(㏃)이 검출되면 반송된다. 그러나 이 같은 과정 역시 전수검사가 아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일본에서도 방사능과 관련된 세슘 등 오염물질을 검사해 서류로 제출하고, 국내 들어온 제품은 식약처에서 자국 보호 차원으로 별도 진행하며 이중 점검을 하고 있다"며 "가공식품은 제조일자별로 매 수입시마다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은 방사능 사고가 난 지역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기타 오염에 대한 검사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본산 또는 수입산으로 표기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수입되는 제품은 판매하는 해당국에서 나라만 표시해 수출하도록 되어있다"며 "국제법상 시나 동까지 표시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시민방사능감시센터 관계자는 "현재 식약처에서 운영하는 식품안전나라를 확인하면 일본산 식품 원료가 다양한 품목으로 수입되고 있다"며 "또 일부 제품 중에는 수입산으로만 표기돼 일본산인지 알 수 없어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로서 소비자 스스로가 주의를 기울이는 방법밖에는 없는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방사능 오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지난해 7월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초지로 촉발한 반일 감정이 확산하면서 식품업계에서는 '탈(脫) 일본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의 경우 최근 즉석밥 브랜드 '햇반'에 사용해 왔던 일본산 미강추출물 대신 한국산을 사용하겠다고 밝혔고, 오뚜기와 동원에프엔비 등도 국산화 작업에 돌입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일본산 제품 불매 운동의 여파와 함께 일본산 원료의 방사능 오염 물질에 대한 우려까지 번지면서 식품업계는 탈 일본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다만 원료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원료에 대한 연구개발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당장의 변화는 어렵지만, 재료 및 용기의 국산화 작업은 점차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jh31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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