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방한 등 한중 '화해무드' 기대 "급격한 매출 상승 어려울 것" 전망도
[더팩트|한예주 기자] 면세업계가 3년여 동안 이어진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해제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새해부터 대규모 중국 관광객이 몰려올 것으로 예상된 데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계획이 알려지면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직격탄을 맞았던 면세업계는 매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중이다.
8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중국 선양 건강식품·보조기구 제조회사 이융탕(溢涌堂) 임직원 5000여 명이 7일부터 5박 6일간 '인센티브 관광'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이번 인센티브 단체 관광객 규모는 사실상 한한령이 시작된 2017년 이후 단일 규모로는 최대 인원이다.
인센티브 단체관광은 회사가 비용을 전체 또는 일부 부담해 구성원들 성과에 대한 보상 또는 동기 부여를 위해 마련한 포상 여행으로, 일반 여행객들이 단체로 오는 '패키지 여행'과는 성격이 다르다.
인센티브 단체관광은 중국 정부가 한한령 이후 공개적으로 통제한 분야는 아니지만 2017년 이후 크게 위축돼왔다. 한국을 찾은 중국인 인센티브 관광은 2016년 12만3410명을 기록했지만, 2017년 1만7293명으로 7분의 1토막 났다. 이후 한중 외교 관계가 정상 궤도에 오른 2018년 3만9921명에서 2019년에는 10월까지 9만 명에 육박하는 등 한한령 직전인 2016년 실적에 근접하고 있다.
업계는 일반 단체관광은 아니지만 대규모 인센티브 관광객 유치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을 앞두고 중국인 관광객이 회복되는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는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확정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2019년 한 해 동안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모두 551만 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6.1%(114만 명) 증가하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시 주석의 방한으로 한한령이 풀리면 중국에서 150만 명 정도 더 방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간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았던 면세업계는 사드 이후 이어진 침체기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드 사태 이후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은 2017년 적자를 기록하며 곤욕을 치렀다. 수익성 강화 조치를 진행하면서 겨우 흑자전환에는 성공했지만 예년 수준으로까지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황금알'을 낳던 시내면세점도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실적이 급격히 악화했다. 이에 한화갤러리아에 이어 두산, 탑시티 등이 잇따라 시내면세점 사업에서 손을 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인들의 방한 목적이 대부분 쇼핑이었던 만큼 사드 이후로 타격이 컸던 것은 사실"이라며 "최근 중국 관광객이 회복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매출 회복에 대한 기대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면세점 매출은 올해 두 자릿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시 주석의 방한에 맞춰 한한령이 해제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면세점 매출 성장률 추정치는 상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국 현지인 사이에선 직접구매보다 따이공(중국 보따리상)을 통한 구매대리가 늘어난 만큼 한한령 해제가 면세점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한령 이후 단체관광객이 끊기자 따이공 중심으로 면세시장이 재편되며 대리 구매가 많아졌다는 점 때문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중국 관광객 회복에 대한 기대는 하고 있지만 아직 조심스럽다"며 "따이공들이 대량으로 상품을 사서 온라인에서 파는 형태의 거래가 늘어난 만큼 중국인 개별 관광객이 증가한다고 해서 당장 큰 기대를 걸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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