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매장리뉴얼·명품강화 초점 …롯데 1위 수성 가능할까
[더팩트|한예주 기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국내 단일 점포 최초로 연 매출 2조 원을 기록하자 경쟁사인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특히 롯데백화점은 신세계 강남점에 국내 최대 백화점 타이틀을 뺏긴지 3년째로, 대대적인 리뉴얼 작업에 들어가는 등 1위 수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해 연 매출 2조 원을 넘어섰다. 2018년 1조8030억 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했을 때 10%가량 뛴 것이다. 국내 백화점 시장 성장률이 1%대인 점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백화점 업계에서 '연 매출 2조 원' 달성은 드문 기록이다. 일본 신주쿠의 이세탄 백화점(2조7900억 원), 프랑스 파리의 라파예트(2조7300억 원), 영국 런던의 해롯(2조5500억 원) 등 세계적인 백화점들만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앞서 2000년 서울 요지인 고속터미널 자리에 문을 연 신세계 강남점은 지난 2010년, 개점 10년 만에 매출 1조 원을 달성해 '업계 최단기간 1조 점포'라는 타이틀을 얻은 바 있다.
2015년 1조3000억 원에 머물던 강남점 매출은 이듬해 신관 증축 리뉴얼을 통해 영업면적을 5만5500㎡에서 8만6500㎡로 55.8% 늘린 이후 본격적 성장궤도에 올랐으며, 2017년에는 국내 최대 백화점이라는 타이틀을 달게 됐다. 2017년 매출 1조6620억 원을 거두며 40여 년 만에 롯데백화점 본점을 제치고 '국내 백화점 톱'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체험형 매장을 포함한 매장 개편, 명품 카테고리별 풀 라인업을 구축한 점 등을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루이비통·샤넬·에르메스 등 ‘3대 명품’을 비롯한 럭셔리 브랜드를 대거 유치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현재 120여 개 명품 브랜드가 매장을 운영 중이다. 루이비통·구찌·프라다·발렌티노는 여성·남성·슈즈 3개로 나눠 총 12개의 별도 매장을 운영하는 등 여타 백화점과는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웠다. 젊은 고객을 중심으로 명품에 관심이 높아지자 지난해 2030 명품 매출 신장률은 49.2%에 달했다.
이에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역시 대대적인 개편에 들어가며 롯데백화점은 2조 클럽, 현대백화점은 1조 클럽의 벽을 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는 중이다.
현재 매출 1조 원을 넘는 백화점은 전국에서 신세계 강남점·센텀시티점과 롯데 본점·잠실점·부산본점 등 5개다.
롯데 본점은 2018년 매출 1조7465억 원에서 지난해 약 1조8000억 원으로 제자리걸음에 그쳤으며, 현대백화점은 최대 점포인 판교점 작년 매출이 92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롯데 본점은 지난해 9월 리빙관 리뉴얼 오픈을 시작으로 1층에 매출 견인차인 명품 MD를 강화하는 등 프리미엄 점포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본점 2층과 5층의 여성 캐주얼과 남성복 매장도 각각 여성 명품과 남성 명품으로 바꾸면서 명품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현대백화점 판교점도 명품 강화를 중점으로 한 대규모 MD 개편을 1분기 내 마무리할 예정이다. 또한 압구정 에르메스 매장을 복층 형태로 구성하고 영업면적을 2배 이상으로 확장해 젊은 층이 선호하는 명품 브랜드 구성을 늘릴 방침이다. 2021년 초에는 서울 최대 규모 백화점으로 추진하는 현대백화점 여의도점 개점을 목표로 바쁘게 움직이겠다는 포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콧대 높은 명품 브랜드들을 앞다퉈 백화점으로 들인 것이 매출 2조 원 달성에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소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만큼 다른 백화점들 역시 명품 강화에 힘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hyj@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