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기준 한국 수주 1위…올해 시황도 개선 전망
[더팩트 | 이한림 기자] 국내 조선3사(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가 지난해 시황 악화로 각 사가 연초 수립한 수주 목표에 못미친 성적을 냈지만 세계 수주 실적 1위는 유지할 전망이다. 올해는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시황도 나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영국의 조선 해운 시황 분석 기관 클락슨리서치가 지난해 11월까지 전 세계 수주 실적을 집계한 결과 한국이 712만CGT(표준환산톤수)를 수주해 수주액 164억 달러(약 19조 원)을 기록, 세계 수주 시장 점유율 36%를 따냈다.
이는 2018년에 이어 중국을 제치고 세계 수주 실적 1위에 오른 성적이다. 지난해 중국의 수주량은 708만CGT(점유율 35%), 수주액은 153억 달러(17조7000억 원)였으며 일본과 이탈리아가 각각 257만CGT(13%), 114만CGT(6%)로 뒤를 이었다.
한국은 2018년 1308만CGT를 수주하며 7년 만에 중국을 제치고 세계 수주 실적 1위로 올라선 바 있다. 이 기간 국내 조선사들의 주력 기술이 탑재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글로벌 발주가 크게 증가했고 중국 조선업종에서 구조조정이 진행된 게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지난해 시황은 미중무역분쟁, 유가 변동 등 대외적 악재가 이어지며 전년보다 녹록치 않았다. 이에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려던 국내 조선3사는 지난해 연초 수립한 수주 목표 달성에 실패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업체별로는 현대중공업은 77%(159억 달러 목표, 122억 달러 수주), 대우조선해양은 82%(83억7000만 달러 목표, 68억8000만 달러 수주), 삼성중공업은 91%(78억 달러 목표, 71억 달러수주) 수주 달성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지난해 조선3사의 수주 실적은 시황에 비해 선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조선3사가 2018년 모두 수주 목표치를 뛰어넘는 성적을 냈을 때보다 지난해 발주량이 줄었고 시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업계 2, 3위인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LNG 운반선 뿐만 아니라 국내 조선업계의 오랜 숙원이던 해양플랜트를 나란히 수주하며 분발하는 등 향후 국내 조선업 전망을 밝게했다는 해석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4월 9억7000만 달러(1조1340억 원) 규모의 해양플랜트를, 12월에는 대우조선해양이 2억 달러(2338억 원) 규모의 해양플랜트를 수주하며 각 조선소에서 건조가 진행되고 있다.
업체별로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지난해 컨테이너선 22척, 유조선 65척, 벌크선 4척, LNG 운반선선 23척, LPG선 19척, 기타 3척, 특수선 1척 등을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은 같은기간 LNG 운반선 10척, 초대형원유운반선 10척, 초대형컨테이너선 11척, 초대형LPG운반선 2척, 잠수함 5척(창정비 1척 포함), 해양플랜트 1기 등 총 39척 수주를 따고, 목표 달성률이 가장 높았던 삼성중공업은 LNG 운반선 13척, 컨테이너선 6척, 원유운반선 16척, 석유화학제품운반선 2척, 특수선 1척,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1기 등 총 39척 수주를 지난해 기록했다.
또한 증권가에서도 조선업 시황이 지난해보다 올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보며 국내 조선사들의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클락슨리서치 자료를 활용해 올해 주요 상선의 발주량은 588척으로 지난해 예상 발주량 496척보다 18.5% 늘어날 것이라고 관측했으며,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을 포함한 조선5사가 전체 수주 목표의 78%를 달성해 지난해 수주 목표 달성률은 2018년보다 겨우 4% 감소한 결과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2018년부터 이어진 각 조선사들의 수주 잔량이 충분하고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합의 분위기, 국제해사기구(IMO) 규제 등에 따라 올해 글로벌 조선 시황이 밝은 편이다"며 "국내 조선사들은 지난해 수주 목표 달성 실패에도 올해 수주목표를 지난해보다 높게 설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