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부동산] "서울 집값 상승세 잡기 부정적" 전문가들 전망 왜

전문가들은 올해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 서울의 집값은 오르고 지방의 값은 내리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더팩트 DB

"공급 물량 해갈 안돼…서울·지방 양극화 현상 심화할 것"

[더팩트|윤정원 기자] 지난해는 부동산 대책이 쏟아진 한 해였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비웃듯 서울을 필두로 집값 상승세가 여전하자 정부는 해 넘김을 앞두고도 전방위 대책으로 일컬어지는 12·16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2020년 부동산 시장 역시 좌불안석일 것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서울의 집값 상승세는 지난해 유난히 두드러졌다. 2일 KB국민은행 시세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 취임 당시였던 2017년 5월 서울 아파트의 3.3㎡당 가격은 3415만 원. 그러나 지난해 11월에는 3.3㎡당 가격이 5051만 원까지 솟구쳤다.

작년 역시 강남구의 오름세가 눈에 띄었다. 한국감정원 월간동향 자료를 보면 강남구의 아파트 월간 매매가격지수는 올해 1월 110, 2월 108.8, 3월 107.9로 상반기에는 하락세를 보였다. 분양가 상한제 실행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6월부터는 107.5, 7월 107.7, 8월 108, 9월 108.2, 10월 109.4, 11월 110.5로 다시 집값이 반등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에도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점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서울 주택가격의 경우 12·16 대책에도 불구하고 만성적인 서울진입 대기수요와 누적적인 공급부족 심리, 학군수요 집중, 유동성 등 상승압력요인으로 매매가가 1.2%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올해 수도권 주택매매가격도 지난해보다 0.8%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분양가상한제, 3기 신도시, 다주택자 중과 유예 등 주요 이슈가 총선과 맞물리면서 상반기는 시장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극대화되고, 2분기가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덕례 주산연 주택정책연구실장은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값과 관련해 "12·16 대책 등 정부 규제를 제외하고는 다른 변수가 없어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 며 "정부가 내놓은 대출, 조세 규제로 수요자의 주택거래와 주거이동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 책임연구원은 "헌법재판소가 최근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합헌 결정을 내리지 않았나. 앞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가 헌재에 올라갔던 이유는 오를지 내릴지 모르는 수익에 대해서 세금을 매기는 게 맞는가 여부 때문이었다. 헌재의 합헌 결정은 앞으로도 집이 오를 것이라는 것을 법원에서 인정한 꼴"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신규 주택 공급 갈증 해소가 풀리지 않는다면 서울 집값 상승세는 잡히기 어렵다는 견해다. /윤정원 기자

근본적으로 매매 수요가 움츠러들 뿐 신규 주택 공급 갈증 해소가 풀리지 않아 집값 안정이 미지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의 규제로 급등하던 부동산 시장이 일단 단기적으로는 안정될 수 있으나 공급 대책은 예전 수준에 머무른 것 같아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서울 등 인기 지역의 매물이 증가하면서 최근 가격 급등세는 조정 양상을 보일 것"이라면서 "신규택지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재개발·재건축 사업 추진 속도가 느려지고 있어 중장기 주택시장 공급물량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 집값 상승세와 달리 지방 주택시장의 위험성은 커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주산연은 지방 주택매매가격의 경우 0.9%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방광역시 강세, 기타지방 약세흐름은 유지될 것으로 분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서울 외곽과 수도권 접경지역에서는 집값이 오를 여지가 있다"며 "지방은 거시경제가 워낙 나쁘고 일자리가 부족해 침체 분위기로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성환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12·16 대책 여파로 서울은 9억원 이하 주택 위주로 수요가 몰리고 있어 집값이 떨어지기 힘들어 보이고, 반대로 지방은 뿌리 산업인 제조업 약화로 주택 수요가 줄면서 하락세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서울은 주택수요 대비 공급이 여전히 부족하지만, 수요를 분산하는 정책은 미흡하다"며 "반면 지방은 수요대비 공급과잉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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