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인데 겨우?" 공정위에 움츠러든 백화점 신년세일

백화점들이 신년세일을 진행하지만 공정위 지침에 따라 그 규모를 줄이며 몸을 사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쇼핑하는 사람들 모습. /더팩트 DB

대형 이벤트 빠지고 할인폭 줄어 "당분간 조심스러운 분위기 계속"

[더팩트|한예주 기자] 국내 백화점 3사가 내년 1월 2일부터 신년세일에 들어가지만 세일 규모를 줄이며 몸을 사리고 있다. 내년부터 백화점이 협력사에 정기세일 참여를 종용할 시 할인액의 절반을 부담하도록 한 공정거래위원회의 특약매입 지침이 시행되기 때문이다.

공정위의 지침 시행 뒤 열리는 첫 세일인 만큼 주요 백화점들은 업체들의 자발적인 참여 신청을 받고 상품권 증정과 직매입 상품 위주로 행사를 꾸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내년 1월 2일부터 19일까지 신년세일 기간 '롯데 쏜데이' 행사를 열고 소비 심리 공략에 나선다.

네이버 검색창에 '롯데 쏜데이'를 검색하고 롯데백화점 애플리케이션 이벤트에 참여하면 추첨을 통해 20명에게 에어팟 프로를 0원에 구매할 수 있는 쿠폰을 준다. 1월 2∼10일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한 고객 중 매일 5000명을 뽑아 모든 점포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상품권 1만원을 준다.

신세계백화점은 내년 1월 2∼5일 신세계 삼성카드로 단일 패션 브랜드에서 60만 원, 100만 원 이상 구매하면 5% 상품권을 제공한다.

내년 1월 10∼12일에는 신세계 신한카드로 패션 상품 구매 시 금액별로 상품권을 주고, 10∼24일에는 신세계 시티 클리어 카드로 구매 시 전 장르 구매액을 합산해 금액별로 상품권을 제공한다. 식품관 구매액도 100% 합산된다.

해외 유명 브랜드 상품도 시즌오프에 들어간다. 1월 2일부터 톰 브라운과 바오바오, 이세이미야케 등 명품 브랜드가 시즌오프에 들어가고 9일부터는 분더샵과 마이분 등 명품 편집 매장도 인기 상품을 최대 50% 할인한다.

백화점 3사는 당분간 세일과 관련해 조심스러운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롯데백화점 본점, 현대백화점 미아점, 신세계백화점 본점. /한예주 기자

현대백화점도 내년 1월 2일부터 18일간 신년 정기 세일을 연다.

내년 1월 2∼4일 압구정본점 등 경인 지역 10개 점포에서는 매장별로 2020명씩 총 2만200명에게 만년설 딸기와 계란, 진공미 등 새해 감사 선물을 준다. 감사 선물은 모두 1월 1일에 수확하거나 산란, 도정한 상품들로 구성했다.

전국 15개 매장 식품관에서는 감귤과 고등어 등 20가지 직매입 상품을 평상시보다 20∼30% 할인한다. 내년 1월 2∼5일 의류 상품을 30만 원 이상 구매하면 7% 상당의 상품권을 제공하고 다양한 브랜드의 가을·겨울 상품을 최대 30% 할인한다.

통상 백화점이 세일을 진행할 때 입점 업체에 개별적으로 세일 관련 내용을 고지해왔다. 그러나 이번 신년세일에는 주요 백화점들이 인트라넷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협력사에 관련 내용을 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모집을 통해 입점 업체의 세일 참여 여부, 할인율, 판촉방식 등을 직접 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는 공정위 심사지침의 핵심인 '자발성 요건'을 의식한 조치다. 자발성 요건이란 입점 업체가 대형유통업체의 요청 없이 스스로 할인 행사 참여 여부와 행사 내용을 결정했느냐 여부를 의미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입점 업체의 자율에 맡기게 되면 행사 규모가 줄어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며 "이번 신년세일을 지켜본 후 차후 세일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신년세일은 연말만큼 규모가 큰 행사로 신경을 많이 썼지만 이번엔 조심스러운 분위기"라며 "당분간은 계속 이런 기조를 이어갈 것 같다"고 설명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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