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 악화로 국내 배터리3사 약진
[더팩트 | 이한림 기자] 올해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이 지난해보다 감소한 가운데 국내 배터리3사(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의 약진이 눈에 띈다. 특히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4위에서 3위로 도약한 LG화학은 내친김에 일본 파나소닉의 2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30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의 올해 10월 누적 기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1109.3MWh로 지난해 같은 기간(866.8MWh)보다 28% 늘었다. 점유율은 14.2%로 중국 CATL(26.7%), 일본 파나소닉(17.5%)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 총량이 올해 10월 누적 기준 7.8GWh로 1년 전보다 25.7%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지난해 10월까지 3위였던 중국의 BYD(1399.6MWh)가 올해 10월 누적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이 480.2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65.7% 하락하는 등 전체적으로 업황이 부진했으나 LG화학은 이 기간 흐름에 역행한 모습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지금 추세라면 LG화학이 이르면 내년 상반기 점유율 2위에 올라설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2위인 일본 파나소닉이 주 공급사인 미국 테슬라의 판매량 감소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1위인 중국이 올해 하반기 들어 중소 배터리 업체가 파산하는 등 심각한 상황으로 조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매체 중앙CCTV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배터리업체 옵티멈나노에너지는 최근 파산 및 법인 청산을 신청했다. 옵티멈나노에너지는 2017년 중국 내 점유율 3위를 기록했던 업체다. 사업 규모를 키워왔지만 신기술 개발에 실패하는 등 경쟁력을 잃은게 원인이나,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가 전기차 배터리 업황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 시장의 악화는 다른 업체들에게도 유효했다. 오랜 기간 동안 상위권을 기록했던 중국 CATL, BYD 또한 주력 공급 라인인 전기 승용차, 전기 버스 등의 판매 감소에 타격을 입었다.
반면 LG화학 등 국내 배터리3사는 이 기간 성장세가 뚜렷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10월까지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334.1MWh으로 7위였으나 올해 10월 누적으로 429.6MWh을 기록, 5위까지 뛰어올랐다.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도 84.3MWh에서 214.0MWh까지 사용량이 증가하며 세계 8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영업 비밀 침해 소송전이 미국에서 이어지고 있지만 시장 점유율과는 크게 상관없는 양상이다.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올해 중국 정부의 보조금 축소 영향으로 중소 배터리 업체들이 도산하거나 상황이 악화되며 이 기간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다만 향후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방침 변경 등에 따라 시장 구도가 바뀔 수 있고 세계 1위 업체인 중국 CATL에 점유율이 집중되는 양상 등은 경계해야 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