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롯데케미칼' 수장에 임병연 아닌 김교현 이유는?

지난해 12월 롯데 연말 인사를 통해 롯데케미칼 대표이사에 오른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부사장이 3월 취임을 앞두고 올해 1월에 열린 석유화학업계 신년인사회를 미리 찾아 신년회에 참석한 국내 석유화학업체 대표들에게 첫 인사말을 건네고 있다. /더팩트 DB

임병연 부사장은 신설 통합법인 기초소재사업 대표로 유임…역할 줄었지만 어깨 무거워져

[더팩트 | 이한림 기자] 내년 1월1일 출범할 '통합 롯데케미칼'의 수장에 김교현 롯데그룹 화학BU장이 선임됐다. 기존 롯데케미칼 대표였던 임병연 부사장은 합병 후 사업부문으로 분리될 기초소재사업부문의 대표로 명함을 바꾼다.

김교현 화학BU장은 과거 허수영 전 화학BU장이 롯데 화학사업을 이끌던 시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함께 롯데케미칼의 3인 각자 대표 체재에서 경영을 맡아온 인물이다. 지난해 화학BU장에 오르며 롯데지주의 화학사업을 총괄하기 시작했고 이번 인사를 통해 '통합 롯데케미칼'의 대표를 겸임하게 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 롯데케미칼 대표인 임병연 부사장이 통합 후 사업부문으로 분할될 두 부문 중 한 부문 대표에 오른 것에 대해 의문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롯데지주 가치경영실장을 지낸 'M&A 전문가' 임병연 부사장이 올해 롯데케미칼 쇄신의 사명을 띄고 롯데케미칼 대표에 올랐으나 통합법인 출범으로 한 사업부 수장으로 유임돼 날개가 꺾였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공시를 통해 내년 1월1일 롯데첨단소재와 소규모 합병에 대해 이사회 승인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롯데첨단소재가 소멸되고 롯데케미칼이 존속법인이 되는 흡수합병 형태로 합병이 진행된다. 첨단소재사업 대표에는 롯데첨단소재의 전신인 삼성SDI 출신에 이영준 롯데첨단소재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보임됐다.

그러나 주목할 만한 점은 롯데케미칼이 합병 이후 사업부문을 기초소재사업과 첨단소재사업으로 양분한다는 것이다. 정통 석유화학사업은 롯데케미칼이, 소재 사업은 첨단소재가 맡은 것과 달리 소재 중심의 성격이 짙은 기초소재와 첨단소재로 사업부를 분할한다.

김교현 롯데 화학BU장 사장이 내년 롯데첨단소재를 흡수합병해 출범할 통합 롯데케미칼 대표를 겸임하게 됐다. 사진은 김교현 사장이 올해 3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제 43기 롯데케미칼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총에 참석한 주주들에게 안건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더팩트 DB

롯데케미칼은 2016년 롯데첨단소재 전신인 삼성SDI의 화학사업부문을 인수한 뒤 롯데첨단소재를 100% 자회사로 두고 소재 사업을 맡겨 왔다. 롯데첨단소재가 롯데케미칼의 완전 자회사기 때문에 롯데첨단소재에서도 롯데케미칼 차원 규모의 사업이 추진되며 시너지를 내기도 했으나 사업 포트폴리오의 성격이 상이한 탓에 서로 다른 전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해 왔다.

올해 실적부문에서도 차이를 보여왔다. 석유화학사업을 구가하던 롯데케미칼이 올해 업황이 꺾여 부진한 실적을 보인 것과 달리 규모의 차이는 있으나 롯데첨단소재는 업황을 크게 타지 않는 폴리카보네이트(PC) 제품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이어갔다.

그러나 롯데케미칼은 이번 흡수합병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하나로 모으게 됐다. 스페셜티 사업을 담당하는 롯데케미칼의 또다른 자회사 롯데정밀화학만 그대로 남겨두고 성격과 실적 추이가 상이한 양 사가 통합된다.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야 하는 게 과제로 꼽힌다.

동시에 롯데케미칼 대표에서 부문 대표를 맡게된 임병연 부사장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통합 롯데케미칼'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내고 있는 첨단소재를 흡수했으나 업황을 타는 롯데케미칼의 사업 구조상 통합법인의 실적이 부진하다면 사업적인 측면에서 책임을 물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첨단소재 흡수합병의 목적에 대해 "화학산업 관련 지배구조를 개선해 효율성을 높이고 화학산업 구조의 고도화 및 규모 경제 실현 등을 통해 롯데의 화학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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