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 "초반 황당한 실수…순간적인 착각이 패배로 이어졌다"
[더팩트│도곡동=최수진 기자] '인간' 이세돌이 '인공지능(AI)'에 무너졌다. NHN이 자체 개발한 바둑 AI '한돌'과의 2국에서 불계패했다. 이에 따라 이세돌과 한돌과의 경기는 1승 1패로, 무승부가 됐다.
19일 낮 12시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바디프랜드 사옥에서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이하 이세돌vs한돌 대국)'의 2국이 열렸다. 이번 대국은 접바둑 형태의 '치수고치기'로 진행된 1국과는 달리 서로 동등(호선)하게 대결을 했다.
이날 대국은 122수 만에 백(한돌) 불계승으로 끝났다. 대국은 3시간 20분가량 진행된 이후 3시 2분쯤 마무리 됐다. 흑(이세돌 9단)이 1시간 52분을 사용했으며, 백(한돌)이 1시간 18분을 사용했다.
이세돌 9단의 요청에 따라 돌가리기를 한 결과 한돌이 맞히지 못해 이세돌의 흑으로 시작됐다. 이후 이세돌 9단은 판세를 이끌었지만 초반 31수와 33수를 연달아 실착하며 1차 접전이라 할 수 있는 좌상귀에서 흑 넉점을 버리면서 승률 10% 이하로 하락했다.
이세돌 9단은 실착 이후 괴로워하는 모습이 종종 포착되기도 했다. 해설을 맡은 김효정 프로기사 3단과 조인선 바둑 국가대표팀 코치는 "이세돌 9단이 초반 실수 이후 반전시킬 기회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지하 1층에서 대국을 마치고 1층 기자회견장으로 올라온 이세돌 9단은 2국 소감에 대해 "오늘 정말 개인적으로 아쉽다"며 "좋은 내용을 보여드리지 못한 것 같아 관심을 가져주신 분들에게 죄송하다. 그럴(실패할) 확률이 높았기 때문에 패배할 수는 있는데 제가 초반에 너무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순간적으로 착각을 했다"며 "뒤로 받았어야 하는 것을 벽으로 밀었다. 그래도 되는 줄 알았다. 너무 눈에 보이는 실수를 했다"고 덧붙였다.
오는 21일 열릴 3국에 대해서는 "마지막은 '내 바둑'을 두고 싶다"며 "승패를 따지지 않고 싶다. 사실 1국은 제가 이기기 위해 많이 준비를 했다. 제 스타일의 바둑은 아니었다. 이기는 데 집중했다. 그러나 마지막은 다르게 하고 싶다. '이세돌'다운 바둑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돌(HanDol)'은 이세돌 9단이 맞붙는 두 번째 바둑 AI다. 한돌은 NHN이 1999년부터 '한게임 바둑'을 통해 쌓아온 방대한 바둑 데이터를 기반으로 2017년 12월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이다. 국내 게임업계 중 자체 개발해 일반인이 상시 대국 가능한 바둑 AI로는 최초일 뿐 아니라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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