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엄포에 롯데·신세계·현대百 설 선물 사전예약 '눈치'

공정위의 새 지침에 따라 백화점들이 설 선물 사전예약도 눈치를 보고 있다. /더팩트 DB

롯데百 예약판매 안 한다…신년 정기세일도 '미정'

[더팩트|한예주 기자] 내년 설 대목을 앞두고 백화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매년 해왔던 설 선물 사전예약이 백화점이 세일을 주도하면 할인 비용의 절반 이상을 부담하도록 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새 지침에 저촉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내년 1월부터 '대규모유통업 분야의 특약매입거래에 관한 부당성 심사지침'을 시행한다. 이 지침은 백화점 세일 때 할인에 따른 비용 부담을 어떻게 하느냐에 관한 것이다.

통상 백화점이 세일을 진행할 때 입점 업체들은 저마다 할인율을 정해 세일에 동참한다. 이때 할인액을 일종의 마케팅 비용으로 보고, 백화점과 입점업체가 나눈다. 하지만, 공정위는 입점 업체와 백화점이 절반씩 부담하라고 지침을 내렸다.

국내 백화점들은 공정위가 제시한 부담비율의 예외요건 중 협력사의 자발성 요건 기준이 모호한 상황에서 첫 적발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 몸을 사리고 있다.

특히, 롯데백화점은 설 선물세트 사전 예약판매를 아예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설 선물 주요 품목인 농축산물의 경우 주로 직매입 형태로 특약매입 심사 지침과 큰 연관성은 없지만, 본 판매에 집중해 문제의 소지조차 없애겠다는 의도다.

예약판매는 고객이 날짜를 지정해 원하는 상품을 매장에서 받을 수 있다. 소비자는 정가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고 업체도 미리 고객을 확보에 제품 수요 예측이 가능하다. 해마다 설이나 추석 등의 유통가 대목에 가까워지면 사전 예약판매는 의례하게 된다.

사전 예약판매는 최근 몇 년간 백화점의 매출을 끌어올리기도 했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의 지난해 추석선물세트 사전 예약 매출은 2017년보다 17.7% 늘었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 역시 공정위 지침에 적용되지 않는 직매입 상품 위주로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협력업체로부터는 자발적인 참여를 받았다.

신세계백화점은 16일부터 내년 1월 5일까지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에 나섰다. 판매 품목은 배, 사과, 곶감, 샤인머스켓을 비롯한 농산 40개 품목, 한우를 비롯한 축산 33개 품목 등 지난해 설보다 품목 수를 15개 늘린 265개를 내놓았다. 할인 폭은 한우 5~10%, 굴비 최대 30%, 청과 5~10%, 곶감·건과 15~20% 등으로 적용했다.

현대백화점도 16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21일간 설 선물세트를 예약 판매한다. 16일에는 압구정본점·무역센터점·목동점에서, 20일부터는 천호점·중동점·부산점, 23일부터는 판교점·신촌점·미아점이 순차적으로 행사에 들어간다. 27일부터는 현대백화점그룹 온라인몰에서도 사전판매에 나선다.

현대백화점은 행사 기간 정육, 수산물, 청과, 가공식품 등 200여 개 선물세트를 선보인다. 인기 품목은 5∼30% 할인한다.

신년 정기세일을 앞둔 백화점 업계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정위가 내놓은 새 지침에 대한 시행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제시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없다"며 "시범 케이스가 되지 않기 위해 조심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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