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폭 소폭 늘었으나 하반기 수주 효과 등으로 4분기 기대
[더팩트 | 이한림 기자] 한진중공업이 순손실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해 말 자본총계 마이너스 7000억 원대로 완전 자본잠식에 빠지게 했던 필리핀 수빅조선소 리스크의 영향이 큰 탓이지만 좀처럼 수익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그러나 분위기 반전에는 성공한 모습이다. 올해 건설부문에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3분기만에 넘어섰고, 수주가 없던 조선부문은 두달만에 수주 목표 초과 달성를 기록하는 등 긍정적인 요소도 눈에 띄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3938억 원, 영업이익 127억 원을 기록했다. 2분기 매출 3737억 원, 영업손실 6억 원에 비해 나아진 성적이다. 다만 3분기 순손실은 285억 원으로 2분기 158억 원 손실보다 확대됐다. 1분기 2299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부채비율도 분기를 거듭할 수록 늘어나고 있다. 올초 자본잠식에 빠졌다가 채권단에 의해 손바뀜이 있었기 때문에 1분기 826.14%, 2분기 889.27%를 기록하는 등 높은 부채비율을 나타내고 있었으나 수익성이 조금 나아진 3분기에는 974.77%까지 늘었다.
다만 향후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요소는 연달아 발생하고 있다. 올해 단 한건의 수주도 내지 못했던 조선부문은 뒷심을 발휘하며 올초 수립했던 수주목표치를 150% 초과 달성했다. 11월과 12월 두달만에 3건의 수주를 연달아 따내며 6320억 원의 수주금액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마수걸이 수주를 겨울에 한만큼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사업구조 개편으로 65%까지 비중이 올라간 건설부문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 260억 원을 올리며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98억 원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 또한 4.4%로 지난해 2.35%보다 두 배가량 올랐으며, 수주잔고 또한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1조7390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수주잔고보다 11% 증가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한진중공업이 올해 4분기 당기순이익에서 흑자전환할 것이라고 보는 이가 적지 않다. 사업비중을 끌어올린 건설부문에서 견조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고 조선 부문에서 모처럼 신규 수주를 연달아 따내는 등 기세가 좋기 때문이다.
높은 부채비율도 매각 작업을 진행중인 동서울터미널 부지 등에서 자금을 마련한다면 개선될 여지가 있다. 자본잠식에 빠진 지 해가 바뀌기도 전에 리스크를 털어내고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올해 건설부문에서는 공공공사와 정비사업에서 꾸준한 수주 실적을 내며 8년 만에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조선부문과 신사업도 분발하고 있다"며 "경영정상화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향후 성장기반 확보에 주력해 수익성도 높여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