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식구들 집결 "마지막 말씀은 없었다", 삼성전자·현대차 등 주요 그룹 총수도 조문
[더팩트|수원=윤정원 기자] 김우중 전(前) 대우그룹 회장이 숙환으로 9일 오후 11시 50분 별세했다. 1936년 대구 출생인 김우중 전 회장은 1999년 그룹 해체 직전까지 기업을 자산규모 기준으로 현대에 이어 국내 2위로 일군 대표적인 1세대 기업인이다.
10일 오전 10시 조문이 시작되기 전부터 옛 대우그룹 출신 인사들을 비롯해 재계 인사들이 총출동해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1100여 명, 오후 4시 기준 1400명가량, 5시 약 2000여 명, 8시 기준 2600여 명이 김 전 회장의 빈소를 찾았다.
이날 빈소가 꾸려진 경기 수원 영통구 아주대학교의료원 장례식장에는 장병주 세계경영연구회장, 장영수·홍성부 전 대우건설 회장, 김태구 전 대우자동차 회장, 추호석 전 대우중공업 사장, 김석환 전 대우자동차 사장, 유기범 전 대우통신 사장, 신영균 전 대우조선 사장, 강병호 전 대우자동차 사장, 이경훈 전 주식회사 대우 회장 등 대우 식구들이 발걸음을 했다.
장병주 대우세계경영연구회 회장은 이곳에서 "지난주 토요일부터 급격히 건강이 나빠지셔서 특별히 남긴 마지막 말씀은 없었다"며 "평소에 어려운 상황에서도 마지막 숙원사업으로 진행하던 해외 청년가 양성 사업을 유지·발전시키라는 말씀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배순훈 전 대우전자 회장은 "김우중 회장님은 저희와 평생을 함께한 가족이자 큰 스승이었다. 엄격하지만 동시에 자상했고 부하들을 아주 끔찍이 사랑했다"며 고인을 회고했다. 이경훈 전 대우 회장은 "대우는 전 세계, 촌구석까지 지사가 있었다"며 "회장님이 깊은 안목을 가지고 경영을 시작을 한 게 바로 '세계경영'이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김태구 대우자동차 전 사장은 고인의 마지막과 관련해 "10여 일 전에 마지막으로 봤을 당시 저를 잘 못 알아보긴 했으나 아주 밝은 표정으로 맞아주셨다. 말은 안 하시지만 희생정신을 강조하신 것 같다"고 회고했다. 그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살아있었다면 끊임없이 일을 하셨을 것"이라며 "특히 자동차 사업을 쉬지 않고 계속하고 계시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대우 출신 인사들 외 수많은 정·재계 총수 일가도 빈소를 찾았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정갑윤 의원 등이 고인의 떠나는 길을 위로했다.
이날 오후 6시경 빈소를 찾은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김 전 회장이) 고등학교 2년 선배다. 기율부장이라 완장을 차고 지각하면 야단도 치고 (했던 기억이 난다)"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우리 한국 경제가 오늘날 이 정도 수준까지 올라오는 데 매우 큰 공헌을 하신 분"이라며 김 전 회장을 기렸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예를 갖추기 위해 왔다"는 소회를 밝혔다.
김 전 회장의 별세 소식에 애도를 표하는 논평도 이어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0일 논평을 통해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영의 효시이자 한국 경제발전 성공의 주역이신 김우중 회장께서 별세하신 데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한다"면서 "김우중 회장은 대한민국의 산업화와 세계화를 이끈 선구자셨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또한 이날 자료를 배포하고 "김우중 회장은 세계 경영을 내다보는 선견지명과 해외 수출에 대한 확고한 신념으로 대우그룹을 국내 정상의 기업으로 이끌었다"며 "자동차·조선·중공업 산업 분야에서 고도화의 내실을 다지는데 기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