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라·신세계 이어 현대百까지…'연 매출 1조' 인천공항 입찰 초집중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입찰에 대기업 면세업체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더팩트DB

인천공항공사 연내 입찰공고 발표…치열한 '4파전' 예상

[더팩트|한예주 기자] 세계 면세점 매출 1위 구역, 인천공항 제1터미널 입찰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면세업계의 눈치싸움이 분주하다. 인천공항 면세점은 면세사업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는 대기업 면세점 입장에서는 꼭 잡아야 하는 필수 지역이 됐다. 이번 입찰에는 롯데·신라·신세계 '빅3'를 포함해 현대백화점까지 가세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치열한 경쟁이 전망된다.

10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내년 8월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는 제1여객터미널(T1) 면세 사업권 8개 구역에 대한 입찰 공고를 연내 발표할 예정이다.

8개 구역은 △DF2 화장품·향수(신라) △DF3 주류·담배(롯데) △DF4 주류·담배(신라) △DF6 패션·잡화(신라) △DF7 패션·잡화(신세계) △DF9 전품목(SM) △DF10 전품목(시티플러스) △DF12 주류·담배(엔타스듀티프리) 등이다.

DF1 탑승동 전 매장 및 화장품·향수와 DF5 럭셔리 부티크는 신세계면세점이 지난해 8월 1일 5년간 영업 특허권을 취득한 데 따라 이번 입찰에선 제외됐다.

현재 인천공항공사는 관세청과 입찰조건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대료 수입을 늘리기 위해 매출이 높은 화장품과 향수 사업을 패션잡화 등 다른 사업권과 병합 발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 관세청은 사업권 개별입찰을 지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공항 면세점은 면세업체라면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는 사업장이다. 지난해 인천공항 면세점 매출은 모두 2조6000억 원으로 전 세계 면세점 매출 1위에 올랐다. 이번에 입찰에 나오는 8개 구역의 예상매출만 1조 원이 넘는다.

또한 인천공항 면세점을 거쳐야 해외 면세점 진출이 쉽고, 공항에 전 세계인이 오가는 만큼 홍보 효과도 누릴 수 있어 상징성도 크다.

이에 업계에서는 인천공항 면세점의 수익성과 상징성을 고려할 때 롯데·신라·신세계는 물론 현대백화점까지 면세사업권 입찰에 도전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수익성과 상징성이 뛰어난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 면세 빅3를 포함한 현대백화점까지 입맛을 다지고 있다. /각사 제공

특히, 이번 입찰의 가장 큰 변수는 현대백화점그룹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최근 서울시내면세점 특허를 추가로 획득하며 강남과 강북 진출을 모두 이뤘다. 내년에 오픈하는 강북점과 함께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인천공항 입찰에 참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대백화점면세점 측의 반응은 아직 신중하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공고가 나와야 알 것 같다"며 "현재는 말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인천공항 면세점 3개 구역을 철수하면서 운영 구역이 줄어든 만큼 이번 입찰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서 신세계면세점에게 패배한 이후 지난 2분기 기준 39%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3%p의 하락세를 기록한 바 있다. 그 사이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점유율을 키워 각각 30%, 18%를 기록하며 롯데면세점과의 격차를 좁혔다.

이에 롯데면세점이 이번 입찰에서 지난 입찰의 패배를 딛고 다시 한번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기 위해 '큰 손'으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는 지난 1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세계여성이사협회(WCD) 창립 3주년 포럼에 참석한 자리에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특허권이) 내년 8월에 끝나는 만큼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겠다"고 강조했다.

3개 구역이 걸려있는 신라면세점 역 반드시 특허권을 사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인천공항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화장품, 향수 판매 사업권은 반드시 지키겠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면세점도 지난해 롯데가 운영하던 사업권을 이어받으면서 빅3로 올라선 만큼 지속적으로 사업권을 늘려갈 가능성이 크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입찰공고가 나오지 않아 업체별로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인천공항 면세점은 안정적인 실적이 보장되는 만큼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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