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내준 '잎새주', 송가인 품고 반격 나선다

보해양조가 잎새주의 도수를 낮추고 대세 트로트 가수 송가인을 모델로 발탁해 소주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사진은 한 대형마트 주류 코너에 소주들이 나열돼 있는 모습. /더팩트 DB

'잎새주', 광고 모델로 송가인 발탁하고 도수도 낮춰

[더팩트 | 이한림 기자] 보해양조가 주력 제품 '잎새주'의 대대적인 변화로 반등을 노린다. 도수를 크게 낮추고 '대세' 가수 송가인을 발탁한 광고 모델 효과 등으로 시장점유율을 회복하겠다는 방침이다.

9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광주·전남지역에 기반을 둔 보해양조가 이달부터 생산될 '잎새주'의 알코올 도수를 기존 18.7도에서 18.3도로 0.5도 낮췄다. 올해 하이트진로의 '진로이즈백(16.9도)' 흥행에서 비롯된 주류업계 저도수 트렌드에 맞춰 경쟁 제품인 하이트진로의 '참이슬후레쉬(17도)', 롯데주류 '처음처럼(16.9도)'와 정면대결에 나설 전망이다.

보해양조는 최근 가수 송가인을 '잎새주'의 새로운 광고 모델로 발탁했다. 전남 진도군 출신이자 가요계와 행사계에서 대세로 떠오르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는 송가인을 앞세운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보해양조의 이번 '잎새주'을 가리켜 부진한 실적을 타개하기 위한 승부수로 보고 있다. 보해양조가 내년 창립 70주년은 물론 연말연시 주류시장 성수기를 겨냥해 마케팅을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해양조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억1700만 원에 그쳐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해 영업손실 108억 원에서 올해 1, 2분기 흑자로 돌아서며 회복 기미를 보이기도 했으나, 3분기 다시 한 자릿수 영업이익에 그치며 부진의 늪에 빠져있다.

보해양조는 잎새주의 새로운 모델로 가수 송가인을 발탁했다고 8일 밝혔다. /보해양조 제공

특히 '잎새주'의 텃밭인 광주·전남지역에선 지난해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에게 자리를 내줘 자존심에 금이 간 상황이다. 보해양조의 이번 행보는 '센 소주'로 대변됐던 '잎새주'의 도수를 과감하게 낮추고 대세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발탁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등을 돌린 소비자들을 다시 사로잡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번 보해양조의 마케팅 전략 등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정부가 미성년자가 시청하는 내용이나 동 등급의 유튜브 영상, VOD 등에 주류 광고를 금지하게 하고 여성 연예인의 사진을 소주 병에 부착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 등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주류 광고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민 건강 상 음주로 인한 피해가 늘고 음주운전 등 사회적 문제에 대한 심각성이 높아지고 있으나 주류에 대한 규제가 느슨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게 추진 배경이다.

또한 '잎새주'처럼 지역주로 대표되는 '좋은데이'의 무학, '한라산'의 한라산, '이제우린'의 맥키스컴퍼니 등이 모두 부진하고 있는 것도 보해양조의 수익적인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지난해 지역 소주 회사 중 전년 대비 실적이 오른 곳은 '대선'의 대선주조가 유일했다.

보해양조 관계자는 "음주에 대한 좋지 않은 시장 인식과 정부의 규제 움직임 등 사회적 분위기가 변하면서 소주 시장이 녹록지 않지만 내년 창립 70주년을 맞아 재도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도수를 낮추고 송가인 모델 합류 등이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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