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한국거래소 종합검사' 결국 무산…이유는?

금융당국이 9년만에 추진한 한국거래소 종합검사가 사실상 무산돼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더팩트 DB

DLF 사태 등 금감원 검사 인력 부족 등 원인으로 꼽혀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금융감독원(금감원)이 올해 9년 만에 추진하려던 한국거래소 종합검사가 사실상 무산됐다. 연내 검사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서 내년에 다시 검사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와의 대립과 금감원의 검사 인력이 부족한 것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금융당국과 업계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은 한국거래소에 대한 검사 시기 및 방식을 두고 협의를 끝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9년 만에 추진하려던 한국거래소 종합검사가 사실상 무산되었다. 한국거래소가 종합검사를 받은 것은 지난 2010년이 마지막으로, 이후 2~3년 주기로 특정 분야에 대한 부문검사만 받아왔다. 가장 최근에 받은 검사는 지난 2017년 실시된 전산분야에 한한 '정보보안 점검'이었다.

당초 금감원은 올해 1분기 중 한국거래소의 여러 업무에 대해 포괄적인 종합검사 계획을 세웠다. 금감원은 이번에 한국거래소의 기업 상장과 퇴출, 시장 감시, 매매 시스템 운영, 투자자 보호 등의 주요 업무를 전반적으로 살펴볼 계획이었다.

연초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9년 만에 한국거래소 종합검사 계획을 세웠으나 구체적인 일정 조율에 실패했다. /더팩트 DB

그러나 금감원은 금융위와 끝내 한국거래소 검사 범위와 수위 등 협의점을 찾지 못했다. 한국거래소 종합검사가 시작되기 위해서는 금융위와 금감원의 협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아직까지 두 기관간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금융위는 금감원의 종합검사에 대해 금융회사의 과도한 부담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보인 바 있다. 금감원의 한국거래소 검사도 사실상 종합검사 성격으로 추진된 만큼 금융위가 수용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1분기 중 한국거래소 검사가 무산되자 4분기 중에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대규모 투자 손실을 야기한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등이 불거지며 뒤로 밀리는 분위기가 됐다.

더불어 금감원의 업무 여력 부족도 종합검사 무산 배경으로 거론됐다. 금감원은 DLF 사태를 계기로 지난 8월부터 두 달간 관련 상품을 판매한 증권사 3곳 등에 특별 검사를 실시하며 검사 역량을 집중해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한국거래소 종합검사는 최근 DLF 실태조사 등 다른 사건들에 인력이 많이 투입되면서 물리적으로 어려워졌다"며 "협의를 통해 예비조사 및 사전통보를 거쳐 내년 초에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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