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오늘(28일) 구광모 LG 회장 두 번째 인사…'깜짝 발표' 나올까

28일 재계와 LG그룹에 따르면 지주사 ㈜LG를 포함한 각 계열사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연말 정기 임원 인사 명단을 확정해 발표한다. 사진은 구광모 LG그룹 회장. /더팩트 DB

LG그룹 28일 연말 임원 인사 발표…안정·변화 동시에 추구할 듯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취임 이후 2번째 연말 임원 인사를 단행하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어떤 카드를 꺼내 들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재계는 구광모 회장이 큰 틀에서 안정을 유지하면서도 '깜짝 발탁' 등을 통해 안정과 변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인사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한다. 관전 포인트는 주요 사업을 책임지는 부회장단의 거취에 변화가 있을지 여부다.

28일 재계와 LG그룹에 따르면 지주사 ㈜LG를 포함한 각 계열사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연말 정기 임원 인사 명단을 확정한다. 주요 내용은 오후에 계열사별로 발표할 예정이다.

LG그룹 안팎에서는 구광모 회장이 대대적인 변화보다 조직 안정에 방점을 두고 인사를 검토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 우려 탓에 일종의 '모험'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미래 사업을 염두에 둔 변화는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저성장 기조 지속과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 심화 등 어려운 경영 환경을 돌파하기 위한 조직 혁신은 신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필수 요소로 꼽힌다.

앞서 구광모 회장은 지난해에도 안정과 변화를 함께 가져가는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갑작스럽게 총수 자리에 오른 만큼 큰 변화를 두지 않고 조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선택을 하면서도 순혈주의 원칙을 깨는 등 파격적인 인사를 보여주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올해도 마찬가지 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한 계열사 직원은 "지난해 인사 스타일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물론 기존 부회장단에 변화가 있을 경우 지난해와 다른 과감한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미 LG디스플레이에는 변화가 있었다. 한상범 부회장이 실적 부진을 이유로 조기 퇴진했다. 인사 발표가 임박한 현재는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퇴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조성진 부회장의 거취가 이번 LG 인사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상태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그의 거취 변화에 재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팩트 DB

조성진 부회장은 LG그룹에서 입지전적 인물로 통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바로 LG전자에 입사해 세탁기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며 그룹 최초로 고졸 출신 CEO 자리에 올랐다. LG전자를 맡은 이후에도 순항했다. LG전자는 올해 3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당분간 조성진 부회장 체제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던 이유도 실적이 좋았기 때문이다.

재계에 따르면 조성진 부회장은 세대교체 등 여러 사정을 들어 물러나고 싶다는 의사를 구광모 회장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구광모 회장이 고민을 거듭하다 퇴진을 결정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조성진 부회장의 퇴진과 함께 권봉석 LG전자 MC사업본부장 겸 HE사업본부장이 그 자리를 메울 것이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다른 부회장들은 비교적 안정권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세대교체가 주요 화두로 거론된 최근 몇 년간의 기업 임원 인사 특성상 막판까지 변수는 존재한다.

15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는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1년 동안 회사를 맡아 5G 사업 등에서 성과가 나쁘지 않았고, 임기도 2021년 3월까지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구광모 회장이 지난해 외부에서 직접 영입한 인물이다. 권영수 부회장은 구광모 회장의 최측근인 데다 3개 계열사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등 그룹 내 비중을 고려하면 흔들림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기 인사 발표가 초읽기에 돌입하면서 LG그룹 내부는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구광모 회장의 또 다른 인사 원칙이 철저한 성과주의·실용주의 등이라는 점에서 단호한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는 인식이다. 재계 관계자는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주요 현안에 단호하게 대처하는 공격적인 문화가 LG에 들어서고 있다"며 "이러한 공격성이 인사에서도 나타날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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