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이마트→현대백화점, 유통업계 불어닥친 '세대교체' 바람…다음은?

이마트에 이어 현대백화점이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대대적인 인사에 나서면서 유통업계 전반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예주 기자

60년대생으로 '세대교체' 단행…업계 "올해 인사 변화 클 것"

[더팩트|한예주 기자] 유통업계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정기 인사 시즌이 다가온 가운데 이마트와 현대백화점이 잇달아 대표이사 교체와 더불어 1960대 경영진을 일선에 전면 배치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온라인 쇼핑 확대 등 급변하는 유통 환경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과감한 변화를 추진, 불확실성을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인사를 앞둔 롯데와 신세계백화점이 꺼내 들 인사 카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현대백화점그룹은 김형종 한섬 대표이사 사장을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하는 정기 인사를 실시했다. 이동호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과 박동운 현대백화점 사장은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 채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현대백화점은 지난주 전 직원에게 이러한 내용을 전달했고, 박 사장은 최근 서울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본사에서 직원들에게 작별인사를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리바트 대표이사 사장에는 윤기철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장을 승진 기용했으며, 한섬 대표이사에는 김민덕 한섬 경영지원본부장 겸 관리담당 부사장을 승진 발탁했다. 김형종 사장은 1960년생, 윤기철 사장은 1962년생, 김민덕 사장은 1967년생으로 모두 1960년대 생이다.

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의 이번 세대교체가 젊은 감각의 리더를 앞세워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서라고 분석하고 있다. 최근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온라인몰, 면세사업 등 신규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내년 대전·남양주·동탄 등에 아울렛을 오픈할 계획이며 2021년 1월에는 여의도 파크원에 대형 백화점 문을 열 계획이다. 대기업 몫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입찰에도 단독으로 도전장을 내민 상태이기 때문에 세대교체가 불가피했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유통 환경 탓에 기존 사업만으로는 생존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47세인 만큼 젊은 임원들과 호흡을 맞추기도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측은 "이번 인사는 전문성과 경영능력을 겸비한 60년대생 젊은 경영진을 전면에 포진시켜, 미래를 대비하고 지속경영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12월 인사를 앞둔 롯데와 신세계에 인사태풍이 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롯데백화점 본점과 신세계백화점 본점 입구. /한예주 기자

이에 유통업계는 12월 본격적인 인사를 앞둔 롯데와 신세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쿠팡·티몬 등 온라인 유통 진영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대형마트(할인점)·백화점 등 주요 유통기업은 실적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쇼핑 패러다임이 온라인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전통의 유통업체가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새 리더십을 우선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올해 정기 임원 인사는 어느 때보다 변화가 클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롯데그룹은 다음 달 중순 인사를 앞두고 유통BU(Business Unit) 수장인 이원준 부회장의 연임 여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롯데쇼핑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 부회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것이란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실제로 롯데쇼핑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6% 감소한 875억 원이었다. 올해 1~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4.1% 줄었다.

이 부회장이 1956년생으로 최근 유통업계 세대교체 대상으로 언급되는 1950년대생이라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설득력을 더한다.

현재 후임으로는 강희태 롯데백화점 사장과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사장이 하마평에 올라 있다.

신세계그룹은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의 거취에 이목이 쏠린다. 업계는 장 대표의 연임을 점치는 중이다. 신세계백화점이 올 3분기 영업이익 533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2.2% 상승해 사상 최대 이익을 내는 등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게다가 장 대표가 1960년생이라는 점은 연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수적인 분위기의 현대백화점이 수장을 전격적으로 교체하면서 다가오는 유통업계 인사철에는 인사태풍이 불어올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한편, 신세계그룹의 이마트는 정기 임원인사를 지난달로 앞당겨 진행했다. 6년간 대표 자리를 지켜왔던 이갑수 대표가 물러나고 그 뒤로 컨설턴트 출신의 첫 외부 인사인 강희석 대표를 선임했다. 강 신임 대표는 이 대표보다 12살이 어린 1969년생으로 이마트가 외부 인사를 CEO로 낙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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