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3000억 대 영업손실에 '추운 겨울'…해답 있나

삼성중공업이 올해 3분기 1조6200억 원 규모의 드릴십 2척에 대한 계약이 취소되며 대손충당금 등 손실 비용이 발생해 312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더팩트 DB

드릴십 계약 취소로 3분기 영업손실 3120억 원…올해 수주 1위는 희망 요소

[더팩트 | 이한림 기자] 삼성중공업이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올해 3분기 3000억 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경영에 적신호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드릴쉽 계약 해지로 인한 26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한 게 뼈아프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3분기 삼성중공업은 매출 1조9646억 원, 영업손실 312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3분기보다 두 배 올랐으나 영업손실은 같은 기간 1273억 원에서 847억 원이 뛰며 손실폭이 늘었다.

스위스 선사인 트랜스오션로부터 수주한 1조6200억 원 규모의 드릴십 2척 계약이 전면 취소되며 대손충당금이 발생한 게 발목을 잡았다. 삼성중공업은 드릴십 2척에 대해 선박 소유권 귀속과 기존 선수금 5억2400만 달러(약6100억 원) 몰취에 합의하며 손실이 발생했다. 별도의 장부가치 감액 손실까지 포함하면 드릴십 관련 손실 비용으로만 2600억 원이 발생했다.

이 밖에 노조와 임금협상 타결에 따른 일시금 400억 원 지급도 3분기 영업손실에 반영되며 분기 영업손실은 3000억 원을 넘기게 됐다.

대량 손실은 회망퇴직으로 이어지는 등 잡음을 낳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조선업의 장기 불황 여파로 2015년 말 1만4000명에서 2018년 말 1만100명까지 직원 수를 줄였으나 올해 3분기 현재 1만100명으로 직원 수를 유지하고 있다.

2016년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계획안에 근로자 수를 2018년까지 30~40% 가량 줄이기로 했으나 현재까지 직원 수를 유지해 왔다. 삼성중공업을 포함한 국내 조선사가 지난해 7년 만에 중국을 제치고 수주 1위에 오르는 등 조선 경기가 예년보다 나아지고 있던 까닭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올해 말 상황은 다르다. 이번 3분기에만 영업손실이 3000억 원을 넘어가며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이 4000억 원을 넘기며 상황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위로금을 더 주더라도 인건비를 줄여야할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 측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자구계획안의 일환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며 "수주가 저조해 상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오른쪽)이 지난달 8일 에버그린 앵커 창(Anchor Chang) 회장과 약 1조1000억 원 규모의 컨테이너선 6척에 대한 수주 계약을 체결한 후 악수를 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제공

그러나 반등 요소는 감지되고 있다. 일시적인 악재로 작용된 드릴십 취소 건을 제외하면 영업손실 폭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줄어들었고, 특히 올해 수주 목표액 달성률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을 포함한 국내 조선3사 중 1위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11월 초 기준 총 37척, 54억 달러의 수주 실적을 기록하며 연간 수주목표액인 78억 달러의 69%를 달성하고 있다.

수주잔량도 희망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 8월까지 수주잔량 531만CGT를 기록하며 전 세계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대만 해운사인 에버그린으로부터 세계 최대 크기인 2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6척을 약 9억2000만 달러(1조1000억 원)에 수주하는 등 수주 시장 내 좋은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이 올해 드릴십 계약 취소 등 악재가 있지만 지난해와 올해 수주량만 따지고 보면 반등 요소가 있다. 조선업 특성 상 수주가 수익으로 이어지려면 2~3년 여가 걸리기 때문에 삼성중공업의 올해 수익성이 저조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며 "국내 조선사가 강점을 보인 LNG운반선도 향후 수주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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