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겹살 갑질' 롯데마트, 100억 대 손해배상 피소 '초읽기'

롯데마트 삼겹살 갑질 피해 납품업체 신화의 윤형철 대표가 롯데쇼핑을 상대로 100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다. /더팩트 DB, 픽사베이

'갑질 피해 업체' 윤형철 신화 대표, 롯데쇼핑 상대 민사소송 예고

[더팩트|이민주 기자] '삼겹살 갑질' 파문을 일으킨 롯데마트가 피해 납품업체로부터 100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에 휘말리게 됐다.

롯데쇼핑으로부터 피해를 본 '신화'의 윤형철 대표는 20일 <더팩트>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롯데쇼핑의 판촉비 전가 등 행위를 불공정행위로 판단, 411억 85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만큼 이를 바탕으로 피해 보상 요구를 하겠다. 손해배상 청구액은 좀 더 자세히 따져봐야하겠지만 100억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표는 "한 달 정도 후에 과징금 관련 공정위 의결서가 발표되면 민사소송을 진행하려 한다. 내용은 손해배상이다. 우리 측에서 책정한 손실액을 토대로 피해 보상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20일 롯데쇼핑(마트 부문)의 판촉비용 전가행위 등 5가지 불공정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411억85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400억대 과징금은 대규모유통업법(유통업법)이 적용된 사상 최대 수준이다. 공정위는 △돼지고기 세일 행사를 위해 비행사기간보다 낮은 가격으로 납품을 받는 행위 △이와 관련한 서명 약정을 체결하지 않은 점 △납품업체 종업원을 파견받아 상품 판매 이외의 행위에 종사하게 한 점 △PB상품 개발을 위해 컨설팅 비용을 납품업체에 대신 내도록 한 점 등을 불공정행위로 판단했다. 롯데마트는 즉각 "공정위에 충분히 소명했지만, 결국 유통 전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판단을 내려 행정 소송을 내 법적 판단을 받아볼 것"이라고 반발했다.

신화는 전북 완주군에 있는 돼지고기 육가공업체로 지난 2002년 사업을 시작했다. 정육점에서 사업을 시작한 윤 대표는 지난 2009년 신화를 법인으로 전환하고 매년 6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 2012년 윤 대표는 롯데마트 측의 제안으로 돼지고기 납품을 시작했다. 그러나 계약 기간 동안 납품비 전가, 인력 파견 등의 불공정행위가 이어지면서 매년 수십억 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이 발생했다는 게 윤 대표의 주장이다.

삼겹살 갑질 파문을 일으킨 롯데마트는 20일 공정위로부터 판촉비용 전가행위 등 5가지 불공정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411억85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이민주 기자

신화는 2015년 윤 대표가 공정위에 분쟁 조정 신청을 내면서 롯데 측과 거래가 중단되고 경영난에 시달리면서 다음 해인 2016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20일 공정위 과징금 결정에 대해 윤 대표는 다른 업체의 피해 사례가 반영되지 않은 것은 아쉽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윤 대표는 "대형마트, 대기업을 상대로 공정위가 공정한 판결을 내려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며 "판촉비 전가 등 피해를 본 타 업체의 사례가 증거 부족 등의 이유로 이번 판단에 포함되지 않은 점이 다소 아쉽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지난 2017년 롯데쇼핑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지만, 롯데쇼핑 측의 요청에 따라 해당 재판은 보류됐다. 당시 롯데쇼핑은 공정위 판단이 내려지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재판부에 판결을 보류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표는 보류된 재판을 재개하기 위해 공정위 의결서가 나오는 한 달 후 소제기신청을 할 계획이다. 피해 보상 요구 금액은 최소 109억 원이다.

윤 대표에 따르면 법원이 선임한 회계법인이 감사를 통해 산출된 피해 금액(롯데마트와의 거래로 발생한 영업손실)이 109억 원이며 여기에 지난 5년간 신화가 입은 피해에 대한 기회비용을 더해 피해 보상을 요구할 예정이다.

롯데쇼핑 측은 공정위 판결에 대한 행정소송과 과징금 가처분신청을 진행해 소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윤 대표 측에서 이번 결과를 가지고 민사소송에 힘이 실릴 것이라 판단할 수는 있겠지만, 자사 측도 고등법원을 통해 이번 과징금 부과 결정에 대한 행정소송을 진행할 것이다. 공정위 판단이 맞는지 자사 차원에서 나름대로 다시 소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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