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스킨큐어, 1년새 직원 20% 줄어
[더팩트 | 이진하 기자]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화장품 사업에 먹구름이 드리우는 분위기다.
셀트리온 화장품 계열사 셀트리온스킨큐어가 6년 연속 적자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이 직원 수마저 덩달아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사실상 사업 축소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셀트리온스킨큐어의 직원 수는 지난해 6월 말 기준 161명에서 올해 6월 128명으로 줄었다. 1년새 20.5%가 줄어든 것이다.
셀트리온스킨큐어는 지난 2013년 서정진 회장이 인수한 화장품 제조사 '한스킨'이 전신이다. 당시 서 회장은 셀트리온이 보유한 바이오 기술력을 화장품과 연계, 뷰티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전략 아래 286억 원에 한스킨을 사들였다.
서 회장은 지난 2015년 사명을 현재 셀트리온스킨큐어로 변경하고, 배우 김태희를 모델로 발탁해 5년 전속 계약을 맺으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다음 해인 2016년에는 셀트리온지에스씨와 합병을 추진하고, 2017년 10월에는 당시 셀트리온수석 부사장을 맡았던 장남 서진석 대표를 셀트리온스킨큐어 수장으로 발령하는 등 지속적이고 공격적인 마케팅과 투자를 이어갔다.
그러나 회사가 받아든 경영 성적표는 초라했다. 사업 시작 첫 해인 2016년 37억 원이었던 매출이 2017년 526억 원으로 92%에 달하는 증가율을 보였지만, 이후 매출은 연일 뒷걸음질쳤다. 특히, 영업손실은 6년째 지속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누적 실적을 살펴보더라도 영업손실은 76억 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무리한 마케팅 비용이 장기 손실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셀트리온스킨큐어는 지난 2016년 김태희와 장기 전속 계약을 맺은 이후에도 배우 장동건과 한지민 등과 잇달아 광고 계약을 맺었다. 유명인을 전면에 내세우며 투자한 비용만 701억 원에 달한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지난 2월 개봉 이후 손익분기점(400만 명)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17만2213명의 누적관곅수를 기록, 흥행에 참패한 영화 '저전차왕 엄북동' 제작에도 셀트리온홀딩스와 공동으로 150억 원을 투자하면서 손실 폭을 키웠다.
'경영 악화→직원 수 감소'라는 악순환이 지속하면서 업계에서는 셀트리온이 사실상 화장품 사업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변경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지난 3월 말 서진석 대표가 임기 1년 6개월여 만에 셀트리온 연구소 연구개발(R&D) 총괄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사업 축소'를 점치는 관측에 힘이 실렸다.
이 같은 관측에 대해 셀트리온스킨큐어 측은 "사업 축소는 없다"는 견해다. 셀트리온스킨큐어 관계자는 "화장품 사업 및 직원 축소에 대한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직원 수가 줄어든 것은 지난해부터 일부 직원들의 계열사 이동이 있었기 때문이며, 인위적인 이동은 일체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음 달 초 신규 브랜드 론칭을 기획,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홈쇼핑 및 대형유통사에 새 제품을 입점하고, 광고 모델도 발탁하는 등 막바지 론칭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jh311@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