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머티리얼즈, SK 인수 후 '고속 성장'…OCI 왜 팔았나
[더팩트 | 이한림 기자] 반도체 산업용 가스 제조회사 SK머티리얼즈가 올해 3분기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SK그룹이 OCI로부터 인수한 지 3년 째 승승장구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반면 OCI는 같은 기간 폴리실리콘 가격 급락에 따른 태양광 사업 악화로 적자 전환했다. 양 사의 희비가 엇갈리는 모양새다.
SK머티리얼즈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2020억 원, 영업이익 561억 원 기록했다. 각각 지난해 3분기보다 9%, 9.5% 오른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 또한 28%를 기록하며 지난 2분기 30%를 기록한 데 이어 상승세를 탔다. 올해 3분기에 달성한 매출 2020억원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이다.
SK머티리얼즈는 SK그룹이 2015년 11월 OCI머티리얼즈를 인수하며 사명을 변경한 곳이다. 반도체용 특수가스인 삼불화질소 등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고 자회사 SK에어가스, SK트리켐, SK쇼와덴코 등을 통해 산업용 특수 가스를 제조하고 있다.
SK머티리얼즈는 이번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할 수 있던 이유로 특수가스 부문 판매 증가와 자회사인 SK트리켐의 이익 신장 등을 지목했다. 반도체 업황이 다운사이클을 타고 있으나 바닥을 치고 올라올 기미를 보이고 있고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소재들의 수요가 이어지며 견조한 실적을 따냈다는 설명이다.
반면 OCI는 올해 3분기 실적이 뒷걸음칠쳤다. OCI는 3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564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708억 원으로 12.4% 감소했고 당기순손실은 669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태양광 업황 악화에 따른 폴리실리콘 제조원가 상승과 주요 품목의 판매가 하락이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과거 견조한 실적을 올리던 머티리얼즈를 매각하고 태양광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던 결정이 배아플 상황이다.
실제로 SK머티리얼즈는 지난해 연간 실적에서 OCI그룹에 속해있던 마지막 해인 2015년과 비교해 크게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SK머티리얼즈의 2015년과 2018년을 비교하면 매출은 약 2배 가량 오른 6873억 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00억 원 가량 오른 2774억 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SK그룹이 머티리얼즈를 OCI에서 인수했을 당시 금액이 4816억 원에 불과했음을 감안하면 매각 자체는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게 됐다.
업계에서는 SK머티리얼즈의 성장은 SK그룹의 투자 기조가 맞아떨어진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SK그룹은 2010년도부터 반도체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반도체 관련 기업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2012년 2조3747억 원에 인수한 SK하이닉스(전신 하이닉스반도체)가 대표적인 사례다.
반도체용 가스를 생산하던 OCI머티리얼즈 인수 역시 SK그룹의 반도체 투자의 일환이었다. SK그룹은 OCI머티리얼즈 인수 후 고객사 수를 100여 개 이상으로 늘렸고 2016년 SK에어가스를 인수하고 SK트리켐을 설립하는 등 사업 영역을 다양한 산업용 가스까지 늘리며 투자를 이어나간 게 빛을 보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OCI 역시 당시 머티리얼즈 매각을 통해 자금을 마련했고 영업이익 또한 이듬해 흑자전환으로 이어지며 손해 볼 장사는 아니었다는 평가도 있다. OCI는 머리티얼즈 매각 이전 그룹 전체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었고 매각 후인 이듬해 2분기 부채비율이 134%에서 91%까지 감소했고 상승세를 타던 태양광 사업에 주력하며 흑자 전환으로 이어갔기 때문이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SK머티리얼즈의 영업이익률이 2분기 연속 30%에 육박하는 등 최근 수익성은 그룹 내에서도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한다. SK그룹 편입 후 반도체 투자 확대 기조에 편승해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얻은 것으로 볼 수 있다"며 "OCI 입장에서는 당시 사업구조 개편이 필요했고 올해 업황이 좋지 않지만 머리티얼즈 매각 후 지난 2년 간 태양광 사업에 집중하며 경쟁력을 끌어올린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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