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스러운 개발 완벽주의…지스타 꼬마 관람객 홀리다
[더팩트 | 부산=최승진 기자] "아빠, 이 캐릭터가 가장 인기 있는 레온이에요" '지스타 2019' 전시장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부모 손을 잡고 온 어린아이들이 게임을 즐기기 위해 줄을 서고 있었기 때문이다. 진풍경의 배경엔 슈퍼셀의 모바일게임 '브롤스타즈'가 있다. 그 모습이 어찌나 보기 드문 광경이었는지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게임계 초통령'이란 이야기가 회자됐다.
귀여운 캐릭터가 인상적인 '브롤스타즈'는 3대 3 실시간 슈팅 게임이다. 전작 '클래시 로얄' 이후 약 2년 만에 슈퍼셀이 선보이는 5번째 게임이기도 하다. 눈여겨볼 것은 '브롤스타즈'가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게임이란 점이다. 이는 모바일 데이터 분석 업체 앱애니의 조사 결과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2000년대 태어난 Z세대가 가장 많이 즐기는 게임 1위가 '브롤스타즈'였다.
그래서인지 지난 15일 '브롤스타즈' 부스 앞은 엄마·아빠 손을 잡고 온 아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경남 양산에서 왔다는 41세 직장인 서 모 씨는 "브롤스타즈를 즐기는 7살 아들에게 더 큰 세상인 현장을 보여주고 싶어서 연차를 내고 왔다"고 말했다. 같은 날 부산에 거주하는 45세 직장인 김 모 씨는 초등학교 3학년 아들과 함께 '브롤스타즈'에 관한 추억을 쌓고 싶어서 아이 하교 시간에 맞춰 반차를 내고 왔다. 아들은 그런 모습을 보면서 "우리 아빠 트로피가 5000개"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슈퍼셀이 이런 결과를 의도하고 '브롤스타즈'를 만든 것은 아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슈퍼셀은 특정 지역, 나이를 겨냥해서 게임을 만들지 않는다"고 했다. 그것보다 고집스럽게 완성도를 추구한 것이 이같은 반응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슈퍼셀은 최고의 게임이란 판단이 서지 않으면 출시를 미루는 것으로 유명하다. 경우에 따라선 출시는커녕 프로젝트를 폐기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브롤스타즈' 게임 팀 리더인 프랭크 카이엔브루크는 지난 14일 'G-CON 2019'의 첫 번째 키노트 스피커로 강연을 진행하면서 "18개월이란 이례적으로 긴 베타 테스트 과정을 거친 끝에 게임의 완성도를 높인 것이 성공의 요인이었다"고 뼈있는 말을 던졌다. '지스타 2019' 개막을 일주일가량 남기고 개발 중이던 신작 '러시 워즈'의 서비스 중단 소식이 전해지자 슈퍼셀 관계자는 "이번이 15번째 킬"이라고 했다.
'브롤스타즈'는 전 세계에서 2억 건 이상의 다운로드를 달성했다. 최근 6개월간 월간활성유저(MAU)는 매달 평균 4.1%씩 성장했다. 국내에선 매월 400만 명이 넘는 이용자들이 즐기고 있다. 슈퍼셀은 올해 '지스타'에 메인 스폰서로 참가했다. 100부스를 꾸미기 위해 '삼성 갤럭시S10플러스' 250대도 동원됐다. '지스타' 참가를 통해 더 나은 게임을 개발하기 위한 통찰력을 얻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었다. 슈퍼셀이 게임전시회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문을 연 '슈퍼셀 라운지'도 전 세계에서 처음 오픈했다. 이를 통해 한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