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시간 1시간씩 앞당겨졌을 뿐" 일각에선 지적도
[더팩트|윤정원 기자] 포스코(POSCO)그룹이 '8 to 5' 근무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워라밸' 트렌드에 맞춰 직원들이 저녁시간을 활용해 자기계발에 매진하고, 가족과 더 많은 여가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함이라는 설명이다.
포스코그룹은 이달 18일부터 근무시간을 현재 오전 9시~오후 6시에서 오전 8시~오후 5시로 1시간씩 앞당긴다고 15일 밝혔다. 금번 '8 to 5' 근무제는 지난 9월 포스코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에 최종 타결하면서 실시하기로 한 내용이다.
방침에 따라 오는 18일부터 포스코 및 주요 계열사 직원들은 '8 to 5' 시간대에 맞춰 일하게 된다. 포스코 전체 직원 1만7500여명 중 교대근무자 6500여명을 제외한 1만1000여명이 해당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들린다. 한 포스코그룹 직원은 "5시 퇴근이면 병원 업무를 여유롭게 볼 수 있다는 점은 좋지만 맞벌이하는 입장에서 아침에 애를 유치원에 맡기는 게 곤란해졌다. 근무시간이 단축되는 게 아니라 당겨진 것뿐이라서 장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포스코 직원은 "기존에도 말만 9시부터 6시였지, 실제는 8시 출근 6시 퇴근이었다"며 "직원들이 8 to 6에 대해 불만이 많으니 8 to 5로 노사가 협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8 to 5로 근무시간이 바뀐 후에는 7시에 출근할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근무시간 변경이 포스코 협력사들이 더욱 피곤하게 한다는 지적도 인다. 설비 공사, 제철소 설비 유지보수 등은 마감시한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협력사들은 일감에 따라 '8 to 5' 근무제에 못 맞출 가능성이 농후하다. 실제 포스코그룹 측은 협력 유관기관에는 근무시간을 자율에 맡긴다는 방침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협력사로서는 불편사항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협력사들은 8 to 6로 일하라는 것과 다름없다"며 "내 직원 행복하자고 협력사 직원들을 더 고생시키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일찍 출근하는 문화가 있었다. 어차피 다들 일찍 출근하니 노조가 8 to 5 근무제를 요청해서 사측에서 받아들인 것이다. 포스코그룹이 일방적으로 내세운 방침이 아니다"라며 "실제 체감하는 변화가 상당해 생색내기용 방침이라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회사의 기본적인 근무시간이 8 to 5로 변경된 것"이라며 "개인적인 사정에 의해서는 기존의 탄력근무제를 이용해 자율적으로 변경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협력사의 애로사항과 관련해서는 "본래 현장은 기본적으로 24시간 돌아가는 분위기다. 8 to 5든 9 to 6이든 관계없이 항상 정비하고 협업하는 분위기"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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