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 플래카드 걸려…데상트 측 "부동산 계약 만료됐다"
[더팩트|한예주 기자] 한국에서 많은 인기를 누렸던 일본의 스포츠 의류 브랜드 '데상트'가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으로 인한 타격에 강남점을 철수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데상트코리아는 최근 강남대로에 들어선 직영점을 철수했다. 현재 빈 매장에는 임대 플래카드가 걸렸다.
지난 2011년 오픈한 이 매장은 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 5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했다. 오픈 당시 '데상트'와 '르꼬끄'가 나란히 있는 멀티공간으로 선보였지만 2014년부터 '데상트' 단독매장으로 운영했다.
매장 철수 배경과 관련해 데상트코리아 측은 "부동산 계약 만료에 따라 문을 닫아 다른 업계에서 리뉴얼 오픈할 예정"이라는 견해지만, 업계에서는 지난 7월 한국에 대한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조치 이후 빠르게 확산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이유로 꼽는다.
데상트코리아는 일본 주식회사 데상트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에 직진출해 있는 일본 기업이다.
데상트코리아는 2000년 국내 시장에 진출했으며 스키복 라인과 아웃도어, 골프의류의 인기에 힘입어 한국 진출 5년 만에 일본 매출을 넘어섰다. 일본 현지 보도에 따르면 현재 데상트 그룹의 매출 절반 이상이 한국에서 나오고 있고, 영업이익의 대부분도 한국에서 벌어들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10년간 연평균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을 기록했으며 16년 연속 매출 성장을 거둬 매출 1조 원 시대 개막을 앞두고 있다. 데상트코리아는 금융감독원 공시 자료에 지난 2002년 매출액 207억 원에서 2005년 625억 원, 2010년 1983억 원, 2015년 6490억 원에 이어 2018년에는 7270억 원까지 성장했다.
그러나 최근 일본 데상트는 올해 회계연도 순이익 전망치를 대폭 낮췄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데상트는 2019년도(2019년 4월~2020년 3월) 매출 예상치를 1440억 엔(약 1조5374억 원)에서 9.2% 줄인 1308억 엔(약 1조4734억 원)으로, 순이익 예상치를 53억 엔(약 566억 원)에서 86.8% 낮춘 7억 엔(약 75억 원)으로 각각 수정했다.
지난달에는 오제키 슈이치 데상트 사장이 3개년 중기경영전략 설명회에서 "한국의 불매운동으로 인해 영향이 있다"며 "한국 시장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중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키우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hyj@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