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대림산업의 석화업 확장에 업계도 '주시'

건설사 대림산업이 해외 석유화학업체를 인수하며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더팩트 DB

대림산업, 6200억 원 들여 미국 화학업체 카리플렉스 인수

[더팩트 | 이한림 기자] 석유화학업계가 건설사 대림산업을 주목하고 있다. 최근 대림산업이 글로벌 M&A를 통해 주력 사업이 아닌 석유화학사업 비중을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림산업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5억3000만 달러(약 6200억 원)에 미국 크레이튼사의 카리플렉스 사업부 인수를 의결했다. 크레이튼사는 글로벌 수술용 장갑 시장 1위 업체로 카리플렉스 사업부에서 합성고무와 라텍스 등을 생산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이번 경영권 인수로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사업 확대와 석유화학 디벨로퍼의 도약을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1분기 인수가 완료되면 크레이튼의 브라질 공장과 원천기술, 판매 인력 및 경영권 등을 확보할 예정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합성고무 수술용 장갑 시장은 매년 8%대 높은 성장이 기대된다"며 "의료용 제품은 차별된 기술력이 필요하고 경기에 민감하지 않기 때문에 수익도 안정적으로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림산업이 대규모 석화업체를 인수하게 되자 석유화학업계에서는 대림산업을 주시하고 있다. 대림산업의 주력 사업이 건설업이지만 석유화학사업의 비중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림산업이 석유화학사업에 진출한 것은 1979년 호남에틸렌을 인수하면서부터다. 한화케미칼과 1999년 합작해 만든 여천NCC를 비롯해 석유화학 사업을 하는 자회사도 보유하고 있다.

그간 본진인 대림산업 석유화학사업부에서 2대 주주로 해외 지분을 사들인 적은 있지만 석유화학업체를 통채로 인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대림산업 석유화학사업부는 세계 3개사만 보유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고반응성 폴리부텐(PB) 기술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대림산업이 인수한 크레이튼사의 브라질 라텍스 생산공장 모습. /대림산업 제공

다만 여전히 대림산업 내에서 석유화학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다. 대림산업의 연결 기준 3분기 누적 실적을 사업별로 살펴보면 건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63.8%, 58.5%에 달했다. 반면 석유화학은 각각 12.3%, 9%에 불과했다.

실적도 하락세에 있다. 대립산업의 석유화학 사업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8569억 원, 영업이익은 68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2%, 22.8%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8%로 1.5%p 하락했다.

그러나 대림산업은 고부가가치 석유화학사업 확대를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사업 비중을 꾸준히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도 대림산업의 유화부문 매출 비중이 매년 10% 이상씩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대림산업의 이번 인수는 미래 전략이 건설이 아닌 석유 화학사업 쪽에 있음을 시사한다"며 "다만 석유화학분야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봐야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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