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적자 늪' 에이블씨엔씨, 이해준 대표 리더십 '빨간불'

로드숍 브랜드 미샤를 운영 중인 에이블씨엔씨가 올해 3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하며 실적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이해준 대표의 리더십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더팩트 DB

올해 3분기도 적자 이어져…수장 교체 위기 벗어나나

[더팩트|한예주 기자] 로드숍 브랜드 '미샤'를 운영 중인 에이블씨엔씨가 올해 3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하며 실적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해준 대표가 취임한 이후 적자 탈출을 위한 나름의 전략 수립에 나서고 있지만,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블씨엔씨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947억 원, 영업손실 79억9000만 원, 당기순손실 61억7000만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5% 늘었으며, 영업손실은 39.4%, 당기 순손실은 34.4% 각각 개선됐다. 하지만 전 분기와 비교해 다시 적자 전환했다.

지난 2분기와 비교해 실적이 안 좋아진 것은 계절적인 비수기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2분기의 경우 썸머 빅세일을 비롯해 대형 행사가 많고, 4분기에는 블랙프라이데이, 광군제 등을 통해 매출이 발생하지만 3분기에는 매출이 발생할 요건이 없다는 설명이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흑자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매출과 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돼 무척 고무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회사가 지난 2분기 한 차례 흑자전환 한 것을 제외하면 2년째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계절적 요인 외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에이블씨엔씨는 중국 사드배치 보복 및 로드숍 시장 침체로 인해 지난해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이 모두 적자로 전환된 후 7개 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기록 중이다.

이해준 대표의 리더십에도 빨간불이 켜지면서 일각에서는 그간 에이블씨엔씨는 실적 개선을 위한 대안으로 '대표 교체'라는 카드를 들며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 왔다는 점을 근거로 수장 교체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에이블씨엔씨는 2017년 6월 사모펀드 아이엠엠프라이빗에쿼티(이하 IMM PE)에 매각된 이후 총 여섯 차례에 걸쳐 대표이사 변경이 이뤄지며 불안한 내부 사정을 그대로 드러내왔다.

이세훈 전 대표의 사퇴 역시 실적 부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 7월 이세훈 공동대표가 임기 만료에 따라 퇴임하면서 이해준 대표이사 단독 체제로 전환됐다. 하지만 이해준 대표는 IMM PE부사장 출신으로 화장품 업계에서 일한 경험이 없어 업계의 근심을 사기도 했다.

이 대표는 기존에 원브랜드 브랜드숍에 치중했던 사업 구조를 멀티브랜드숍으로 변경하거나 새로운 화장품 사업체를 인수해 제품 다각화 등의 외형 확장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에이블씨엔씨는 편집매장인 눙크를 통해 실적 개선 반등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에이블씨엔씨 제공

특히, 미샤의 BI(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교체하고 점포 리모델링 등 리뉴얼을 단행하고 있다.또한 기존 미샤 매장을 편집매장인 '눙크'로 변신하며 올리브영, 롭스와 같은 H&B(헬스앤뷰티) 스토어로 바꿔 실적 개선에 나서고 있다. H&B스토어의 연평균 성장률은 무려 51%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을 H&B스토어 형태의 편집숍의 형태로 전환하려는 에이블씨엔씨의 노력이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다만, 올리브영 등 선두기업의 시장점유율을 이겨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로드숍 브랜드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철수하고 있는 추세이나 에이블씨엔씨는 오히려 기존 점포를 리뉴얼 오픈하는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매출 증대를 꾀하고 있다"며 "인건비나 임대료 등의 비용 부담을 어떻게 해결할지 미지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해외시장 개척과 투자 활동을 이어가며 실적 개선을 도모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4분기에는 블랙프라이데이와 윈터빅세일, 광군제 등 국내외 굵직한 행사들이 모여 있어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예상했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기존 미샤에서 눙크로 전환한 매장들의 실적이 고무적"이라며 "4분기와 2020년에는 보다 적극적인 눙크 전환을 통해 원브랜드숍(OBS) 모델에서 멀티브랜드숍(MBS) 모델로의 사업 전환이 더욱 가속화 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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