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전국 초·중·고 공기청정기 1만100대 무상 지원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LG그룹의 사회 공헌 활동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물질적 기부를 넘어 계열사별 특성을 살려 사회적 역할을 해나가는 방향으로 공헌 활동이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5일 LG그룹의 대규모 공기청정기 무상 지원 소식이 전해지며 관심이 모아졌다. LG는 이날 미세먼지에 취약한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해 전국 433개 초·중·고교 등에 공기청정기 1만100대 무상 지원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지원 규모는 약 220억 원에 달하며, LG그룹은 향후 3년간 공기청정기 필터 교체와 AS 서비스 역시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번 공기청정기 지원은 지난 3월부터 진행됐다. 당시 미세먼지가 장기간 이어지자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보다 건강한 환경에서 공부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LG 내부 논의가 이뤄졌다. 이를 잘할 수 있는 계열사는 LG전자였다. LG전자는 전국 학교에 보급할 공기청정기 생산을 위해 창원공장의 생산라인을 풀가동했다.
물량 공급과 관련한 큰 문제가 나타나지 않고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었던 데는 구광모 LG그룹 회장 차원의 든든한 지원이 버팀목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구광모 회장은 공기청정기 '적기 공급'을 위해 진행 상황을 꼼꼼히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LG 관계자는 "이번 공기청정기 설치 완료를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건강을 보호하는 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도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이번 지원에 힘을 더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기반으로 교실 내 공기질 상태를 알려주거나 실외 공기질과 실내 상태를 비교해 적절한 환기 시점을 자동으로 알려주는 '알리미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교실에 배치된 공기청정기를 편하게 원격 제어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스피커도 순차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공기청정기 지원 외에도 계열사 특성을 살린 LG의 사회 공헌 활동은 시설 개보수 지원 사업이 있다. 건축자재를 생산하는 LG하우시스의 경우 사업 특성을 살려 노후화된 독립운동 관련 시설을 개보수하는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LG하우시스는 지난해 10월 충북 청주에 있는 '단재 신채호 기념관' 개보수를 지원해 지난 10월 재개관식을 열었다. 올해 초에는 일제강점기 유림을 이끌며 파리장서운동 등 항일 독립운동에 헌신했던 심산 김창숙 선생의 기념관 시설 개보수를 지원해 재개관을 완료했다. 이외에도 LG하우시스는 지난 2015년부터 충칭 임시정부 청사, 서재필 기념관, 매헌 윤봉길 기념관, 우당 이회영 기념관, 안중근 의사 기념관, 만해 기념관, 도산 안창호 기념관 등 독립운동 관련 시설 개보수를 지원했다.
또한, LG하우시스는 2016년부터 나라를 위해 헌신한 국가유공자 및 국내외 참전용사의 희생에 작게나마 보답한다는 차원에서 주거 환경 개선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까지 독립유공자(후손 포함) 8명과 국내 참전용사 8명, 해외 참전용사 3명 등을 선정해 지원 사업을 펼쳤다.
향후에도 LG는 계열사 사업 특성을 살린 사회 공헌 활동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선심성 프로젝트가 아닌 지속적이고 고객밀착형인 사회 공헌 활동으로 진화시켜나가자는 내부 기조에 따른 것이다. 앞서 구광모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LG의 진심이 담긴 우리만의 방식을 더욱 고민해 사회에 더 가까이 다가가야겠다. 제대로 실천해 간다면 고객과 사회로부터 진정 사랑받는 LG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LG 계열사들은 제품·서비스와 연계하거나 '이웃'이 겪고 있는 문제에 더욱더 관심을 기울이는 방향으로 지원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LG 의인상'도 이러한 기조에 따라 변화했다. 'LG 의인상'은 '국가와 사회 정의를 위해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故)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2015년 제정된 LG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이다. LG복지재단은 현재까지 총 116명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했다. 이들 가운데 29명은 상금을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해 큰 울림을 주기도 했다.
LG는 올해부터 'LG 의인상'의 수상 범위를 선행과 봉사로 크게 귀감이 된 '시민'들로 확대했다. 이는 의인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와 이웃에 대한 사랑을 실천한 시민들의 사례를 적극 발굴, 이를 소개하면서 '선행 분위기'를 확산시켜 나가겠다는 취지다.
LG 관계자는 "'LG 의인상'의 수상 범위를 확대한 건 시민들의 선행 사례를 발굴해 함께 격려함으로써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LG복지재단은 경제적 사정으로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저신장아동에게 LG화학이 개발한 성장호르몬제 '유트로핀'을 25년 동안 지원하고 있다. LG 지원을 받은 저신장아동들은 현재 1500여 명에 달한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