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이라도 더 재밌게" 코딩 문턱 낮췄더니 NYPC 1만6900명 참가

지난 26일 판교 넥슨 사옥에서 열린 제4회 NYPC 본선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문제를 풀고 있다. /넥슨 제공

게임 IP 활용 문제 출제, 토크콘서트로 동기부여도

[더팩트 | 최승진 기자] 1만6900명. 지난 4년간 '넥슨 청소년 프로그래밍 챌린지(NYPC)'에 참여한 누적 예선 참가자 수다. 컴퓨터 언어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을 뜻하는 코딩은 IT가 세상의 변화를 이끄는 요즘 가장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이 컴퓨터 전문가 영역으로 인식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NYPC'는 청소년들이 코딩을 재미있는 경험으로 받아들이고 더 나아가 코딩을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도록 독려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 26일 판교 넥슨 사옥에서 열린 '제4회 NYPC' 결과는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전주호성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반딧불 군(15)이 고등학생 참가자들을 제치고 역대 최연소 대상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12~14세 부문에선 초등학생들도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등 저연령 참가자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런 결과는 코딩 경험의 문턱을 낮추고 한 명의 학생이라도 더 코딩을 재미있게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NYPC' 기획 의도와 통한다. 저변이 확대되자 코딩에 관심을 갖는 저연령 층이 증가했고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다. 대상을 수상한 반딧불 군은 초등학생 시절인 지난 2017년 '제2회 NYPC'에도 참가해 12~14세 부문 동상을 수상했다. 그는 "쟁쟁한 선배들이 많아 수상기대보다 문제만 집중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믿기지 않는다"며 "코딩으로 세상을 바꾸는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중학교 필수 교육 과정에 포함된 코딩은 올해부턴 초등학교 5, 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도 연간 17시간 이상의 교육이 의무화되는 등 미래를 위한 알아야 할 필수 언어로 손꼽힌다. 논리력과 사고력·창의력을 모두 요구하고 정해진 답을 찾는 것이 아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집중해 문제 해결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점에서 전공과 분야를 막론하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NYPC'는 높아지고 있는 코딩의 중요성에 비해 일반 학생들의 접근이나 경험기회가 많지 않다는 점에 주목하고 청소년들에게 익숙한 넥슨 브랜드를 활용해 코딩 경험의 문턱을 낮추고자 기획됐다. 이 대회는 넥슨이 오랜 기간 게임개발을 통해 쌓아온 기술 분야 노하우와 이를 바탕으로 한 창의적인 문제를 출제해 지난 2016년 첫 대회부터 청소년과 학부모들의 호응을 얻어왔다.

'NYPC'에서 출제되는 문제가 일반 코딩 대회 문제와 다른 점은 넥슨이 서비스하는 인기게임의 콘텐츠를 활용하거나 실제 게임개발 또는 서비스 상황에서 마주할 수 있는 상황을 적용한 점이다. 올해 'NYPC'에서도 트라하·카트라이더·메이플스토리 등 넥슨의 다양한 게임들을 소재로 삼은 문제들이 출제됐다. 출제위원장을 맡은 김성민 넥슨 실장은 "어떻게 해야 한 명이라도 더 코딩의 재미와 즐거움을 알아갈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문제를 기획한다"며 "경시대회 특성상 변별력을 위한 어려운 문제도 있어야 하지만 앞으로도 더 많은 학생들이 재미있게 풀 수 있는 쉽고 신선한 문제들을 많이 출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8월 실시된 온라인 예선에선 연습문제 두 문항을 포함해 총 22개 문제가 출제돼 예선 참가자 중 약 45%가 최소 한 문제 이상 만점을 받았다.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고 즐거운 코딩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출제 의도가 반영된 결과다. 넥슨이 지난 2017년 메이플스토리 지식재산권(IP)을 무상으로 제공한 커넥트재단 소프트웨어 교육 캠페인 '온라인 코딩파티'의 경우 메이플스토리의 맵과 캐릭터를 활용한 코딩 미션을 도입한 이후 참가자 수가 크게 늘어났다. 게임과 코딩의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다.

지난 26일 판교 넥슨 사옥에서 열린 제4회 NYPC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넥슨 제공

예선에 앞서 지난 7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진행된 'NYPC 토크콘서트' 역시 코딩에 대한 학생들의 다양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코딩 학습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는 데 역할을 했다. 'NYPC 토크콘서트'는 코딩과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있는 학생 및 학부모를 위해 지난 2017년부터 진행된 멘토링 프로그램으로 올해는 약 600여 명의 청소년 및 학부모가 참석했다.

넥슨 데브캣 스튜디오 김동건 총괄 프로듀서, 교육 애플리케이션 제작 업체 에누마의 김형진 게임 디자이너, 인공지능 스타트업 보이저엑스 남세동 대표, 로봇 모듈 플랫폼 개발회사 럭스로보 오상훈 대표 등 코딩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는 IT 분야 전문가들이 공식 엠버서더로 참여해 각자의 코딩 경험과 기술을 공유하고 프로그래머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조언을 건넸다.

코딩 저변 확대를 위한 'NYPC'의 이런 노력은 작은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최연진 넥슨 사회공헌팀장은 "매년 NYPC 토크콘서트를 진행하면서 학생들의 사연을 받아보는데, 첫 대회의 학생들 사연은 코딩 공부에 대한 다소 막연한 고민이었지만, 올해의 경우 프로그래밍에 대한 훨씬 구체적이고 심도 있는 고민을 담은 사연들이 도착해 놀랐다"며, "학생들의 수준과 관심이 훨씬 높아진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전과 비교해 지방 출신 수상자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올해 대회에서는 수도권 외 전주·청주·세종·부산 등 다양한 지역의 참가자들이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넥슨은 보다 많은 지역의 청소년들이 코딩에 관심을 가지고 'NYPC'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수도권 내 몇 개 학교를 방문해 진행하던 'NYPC 찾아가는 설명회'를 올해부터 온라인 설명회로 대신했다.

김정욱 넥슨재단 이사장은 "올해 참가자들의 수준이 어느 해보다 높았으며 어린 학생들의 선전이 눈에 띄었는데 이는 코딩의 저변이 그만큼 넓어졌다는 의미"라며 "앞으로도 코딩의 접근성을 높이고 학생들이 이를 통해 좋은 미래를 엮어 나가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hai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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