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전망도 '먹구름'…"신뢰도 회복해야"
[더팩트|이진하 기자]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연이은 화재로 국내 ESS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3분기 실적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우울한 성적표를 공개했다.
ESS의 주요 업체인 삼성SDI와 LG화학이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먼저 삼성SDI는 29일 지난 3분기 매출 2조 5679억 원, 영업이익 166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번 3분기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1.3% 감소한 수치다.
전지사업부문 매출은 1조 951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삼성SDI는 사업 부문별 손익은 별도로 발표하지 않았으나 ESS 화재 영향으로 중대형전지 수익성이 크게 감소했을 것으로 보인다. 소형전지 역시 전방 수요 둔화로 원형전지 매출이 감소하면서 지난해와 전분기 대비 매출이 감소했다.
권영노 삼성SDI 경영지원실장 부사장은 29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비용 부담에 따른 실적 감소로 우려하는 투자자도 있으나 일회성 비용이 아니라 매년 40% 이상 성장하는 ESS 시장에서 제품 경쟁력과 고객의 신뢰를 높이는 투자가 될 것"이라며 "빠른 시일 내 안전성을 강화해 사업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겠다"고 말했다.
LG화학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지난 25일 발표한 3분기 실적은 연결기준 매출액이 7조 3473억 원, 영업이익은 3803억 원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은 1.6%로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6.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은 1372억 원으로 60.4%로 급감했다.
LG화학은 25일 열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ESS용 배터리의 국내 매출은 3분기까지 전무한 수준이며, 4분기도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올해 ESS 해외 매출은 50% 정도 신장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내년에도 해외는 30~40%의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ESS용 배터리는 잇따른 화재로 사실상 국내 판매가 중단된 상황이다. 업계는 신뢰도 회복을 위해 화재를 원천 차단하는 대책을 내놓고 있다. 삼성SDI는 2000억 원을 투자해 국내 전 사업장에 특수 소화시스템을 적용하는 안전성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기존 배터리에도 고전압·고전류를 차단하는 3중 안전장치가 있지만 화재를 막지 못해 소화 시스템을 추가한다는 설명이다.
LG화학도 '화재 확산 방지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LG화학의 제품은 잇따른 화재로 인해 시장 신뢰도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나 나온다. 지난 2017년 8월 이후 총 27건의 화재 사고 중 LG화학 관련 화재는 모두 14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또 최근 경남 하동군 진교면에 있는 태양광 발전소 내 ESS 설비에도 연달아 화재가 발생했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LG화학이 국내에서 생산한 배터리에 화재가 발생해 원인규명에 착수하는 등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일각에서는 4분기 실적 회복도 어려울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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