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국감] 60대 DLF 가입자 읍소…"사기당했다. 원금 돌려달라"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종합 국정감사에서 익명의 60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 투자자가 사기당했다며 억울한 입장을 전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정채봉 우리은행 부행장,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 /국회=지예은 기자

우리銀 DLF 사태 피해자, 눈물로 호소

[더팩트ㅣ국회=지예은 기자] 대규모 원금 손실을 불러일으킨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에 가입한 60대 투자자가 "사기를 당했다. 원금 전액을 돌려받고 싶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21일 익명의 60대 투자자 A 씨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종합 국정감사에 서서 우리은행에 전세자금 1억 원을 투자한 사례를 소개하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A 씨에게 어떤 경로로 DLF에 가입했냐고 물었다. 이에 A 씨는 "우리은행 위례지점에서 1억 원 독일 금리 국채 상품에 가입했다"며 "전세자금대출 일부를 상환하기 위해 9000만 원을 들고 은행에 갔는데 창구가 붐벼 부지점장실로 안내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부지점장은 독일이 망하지 않는 이상 1%의 손실도 나지 않는 좋은 상품이니 1억 원을 만들어 가입하라고 권유했다"며 "9000만 원은 가사도우미로 30년 일해 모은 전재산이다. (1억 원을 채우기에) 1000만 원이 없다고 하니 1억 원을 만들어 오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A 씨에 따르면 해당 부지점장은 6개월만 맡기면 200만 원이 넘는 이익을 준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실제 결과는 63% 손실이었다. A 씨의 통장에 있던 1억 원 가운데 6320만 원이 사라지고 결국 3680만 원이 남게 됐다.

그는 "독일은 건재한데 내 돈 1억 원은 어디로 간 것이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고 다리 힘은 풀려 주저 앉았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이어 "은행은 피해자들의 돈을 돌려줘야 한다. 12월에 전세 만기가 돌아온다. 어디로 가야 할지 앞길이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유 의원이 A 씨에게 DLF 투자로 원금 100% 손실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들었냐고 묻자 그는 "전혀 그런 얘기가 없었다. 그때 설명했다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텐데 원망스럽다"고 울먹였다. 또 "구두로 설명한 후 설명서를 꺼내 동그라미 친 곳에 서명하게 했고 100% 손실 등에 대한 내용은 볼 수 없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마지막 발언을 통해 "은행은 돈을 맡기는 곳으로 안다. 피해자 중에 저보다 더 어려운 치매 환자, 청소부 언니, 귀 안 들리는 어르신, 50년 평생 페인트칠 한 사람, 대학도 포기하고 17살부터 아끼고 아껴 1억 원을 만든 28세 청년도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억울하고 억울하다. 안전하다고 해놓고 뒤로 돌아서 컴퓨터를 조작해 투자성향을 공격형 1등급으로 만들었다"며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금전적으로 피폐해지고 차라리 죽고 싶을 만큼 힘들다. 우리은행은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번 DLF 사태와 관련해 은행과 투자자의 분쟁조정 절차를 밟고 있다. 손해배상여부와 배상비율을 불완전판매 수준과 투자자의 자기책임원칙을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우리·KEB하나은행은 금감원의 분쟁조정 결과를 전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jie@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