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 신뢰받는 기업되겠다"

[더팩트ㅣ대법원=이성락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되면서 롯데그룹이 수년간 이어진 불확실성에서 벗어났다. 더는 법정 다툼을 하지 않고 기업 경영에만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이다. 재계는 불안한 과거에서 벗어나 기업 이미지를 쇄신한다는 차원에서 향후 롯데그룹이 '사회와의 공감'을 키워드로 한 다양한 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대법원 3부는 17일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신동빈 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로써 수년간 롯데그룹 발목을 잡았던 신동빈 회장의 사법처리 문제가 마무리됐다. 롯데그룹은 지난 2016년 경영비리 건으로 압수수색을 받은 이후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는 등 각종 잡음에 시달렸다. 그 과정에서 총수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기도 했다.

대법원 판결 직후 롯데 내부적으로 '불안을 해소했다'라는 안도의 한숨이 나오고 있다. 한 롯데 직원은 "회사가 여러 사건에 휘말리면서 임직원들이 불안감을 늘 느끼고 있었던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앞서 신동빈 회장도 항소심에서 이 부분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 바 있다. 당시 신동빈 회장은 "임직원의 사기가 저하된 점에 관해 많은 후회와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재계는 최대 난관을 타개한 롯데그룹에 큰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건 신동빈 회장의 경영 활동량이 대폭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신동빈 회장은 그동안 '뉴롯데'를 완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지배구조 개편, 글로벌 사업 확장 등을 추진해왔다. 국정농단 리스크가 마무리되면서 이러한 '뉴롯데' 완성 행보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설명이다.

특히 사회공헌 등 신뢰받는 기업이 되기 위한 롯데그룹의 활동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종의 '자정 활동'이다. 재계 관계자는 "고객, 나아가 임직원 등 불미스러운 일을 겪은 것에 대한 신뢰 회복 차원의 롯데 움직임이 주목된다"며 "이번 대법원 판결은 롯데가 신뢰받는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필요한 조건을 마련했다는 의미를 갖는다"고 밝혔다.

롯데그룹도 대법원 판결 이후 입장문을 통해 "지금까지 많은 분이 지적해 주신 염려와 걱정을 겸허히 새기겠다.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대법원 앞에서 취재진과 마주한 이병희 롯데지주 상무 역시 "대법원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 앞으로 신뢰받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재계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번 판결을 통해 롯데그룹의 경영 불확실성이 완화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하며 "롯데그룹이 새로운 성장을 모색하는 동시에 국가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롯데그룹은 지주 내 CSV(공유가치창출)팀을 두고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며 기업 이미지 제고에 공을 들이고 있다. 주요 프로젝트로는 최대 난제인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맘(mom)편한' 브랜드가 대표적이다. 'mom편한'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젝트는 신동빈 회장의 의지와 그룹 차원의 지원 아래 규모가 점점 커지는 중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사회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법 리스크 사태를 교훈 삼아 향후 롯데 내부에 '준법·윤리 경영'이 확실히 자리 잡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현재 롯데는 매출 3000억 원 이상 계열사에 예외 없이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를 만들어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리스크 해소로 인해 신동빈 회장이 사재 50억 원을 출연해 만든 롯데액셀러레이터를 통한 스타트업 투자 및 육성 움직임도 활발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롯데그룹은 단기적 이미지 쇄신이 아닌 국민들에게 '좋은 기업'으로 인정받겠다는 방침이다. 롯데그룹이 염두에 두는 키워드는 '공감'이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7월 사장단 회의에서 "좋은 기업이라는 공감을 얻어야 한다"며 사회와의 공감을 바탕으로 그룹의 지속 성장을 이어간다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rocky@tf.co.kr